포드 이어 JP모간도 리비안 주식 매각, 리비안 어쩌나
전기차 업계의 ‘신데렐라’로 불렸던 리비안이 투자자들의 잇따른 이탈로 진땀을 빼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 금리 인상과 부품 수급난이 맞물리면서 기대만 못한 실적이 예상돼서다. 이 회사 주가는 지난해 11월 고점 대비 6분의 1수준까지 떨어졌다.

9일 CNBC에 따르면 미국 은행 JP모간체이스는 리비안 주식 1300만~1500만주를 매각할 계획이다. 다른 투자업체인 포드도 매각 행렬에 동참한다. 포드는 지난 8일 리비안 주식 보호예수 기간이 끝나 보유 중인 주식 1억200만주 중 800만주를 정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리비안은 테슬라의 전기차 시장 독주를 막을 대항마로 주목받으며 지난해 11월 나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상장 후 일주일도 안 돼 172.01달러까지 올랐던 이 회사 주가는 지난 6일 전일 대비 6.25% 하락한 28.79달러에 장을 마쳤다. 고점과 비교하면 6분의 1수준에 불과하다. 올해 최고가(102.72달러)인 연초(1월 3일) 주가와 비교해도 28% 정도다. 연초 대비 주가가 72% 수준인 경쟁사 테슬라보다도 상황이 안 좋다.

투자자들이 리비안을 외면하는 배경엔 금리인상이 깔려 있다. 미국 투자업계에선 Fed가 지난 4일에 이어 다음 달에도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금리가 높아지면 별 다른 매출을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대출에 의존해야 하는 스타트업들의 부담이 커진다. 투자자들도 이자 부담을 고려해 성장주보다는 당장 실적을 낼 수 있는 가치주에 투자하려 하는 경우가 많다.

배터리와 반도체의 수급 문제도 악재다. 이 회사는 지난해 기업공개(IPO) 당시 내놨던 올해 전기차 생산량 예상치(5만대)를 지난 3월 절반(2만5000대)으로 낮췄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리튬과 같은 배터리용 원자재 공급난이 가중돼서다. 지난달 로버트 스캐린지 리비안 최고경영자(CEO)가 “현재의 차량용 반도체 칩 수급난은 애피타이저(전채 요리)에 불과하다”며 반도체 수급난의 장기화를 예고했다.

다른 투자자의 이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아마존은 모든 배송 트럭을 전기차로 바꾸기로 하면서 2019년 리비안에 투자를 결정했다. 하지만 리비안 주가가 상장 후 급락하면서 아마존은 지난 1분기에만 76억달러 손해를 봤다. 아마존은 아직까지 리비안 주식의 보유 여부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