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국내외 증시 전문가들은 대부분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국내 증시가 ‘안도 랠리’를 펼칠 것으로 전망해왔다. 긴축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이 사라지면서 증시가 반등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예상은 비켜갔다.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는 각각 1%대 급락세를 보였다. FOMC의 긴축 경로를 예측하기 어렵게 된 만큼 전문가들은 당분간 증시의 변동성이 커질 수 밖에 없다고 우려하고 있다.

6일 코스피 지수는 1.23% 하락한 2645.56에 마감했다. 외국인 투자자는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4823억원어치를 내던졌고, 기관 투자자도 3010억원 어치를 순매도 했다. 시장이 급락하자 개인 투자자는 7624억원어치를 순매수했지만 지수 하락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시가총액 상위주는 대부분 하락세를 보였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는 각각 2.06%, 1.83% 하락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특히 성장주의 낙폭이 컸다. 네이버는 3.55% 하락한 27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26만8000원까지 떨어지며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카카오는 5.28% 급락한 8만4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결과적으로 FOMC의 ‘시장 달래기’는 실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4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미 중앙은행(Fed) 의장은 "기준금리 75bp(1bp=0.01%포인트) 인상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언급하면서 이날 미국 나스닥 지수는 상승세를 보였다. 그러나 하루 뒤 시장에선 5~7월 50bp 인상으로는 높아진 물가를 잡을 수 없다는 주장이 고개를 들었다.

8%를 넘나드는 소비자물가지수가 Fed 목표인 2%대 중반으로 내려오기 위해선 더 강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FOMC가 6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75bp 인상할 가능성은 87.1%로 전날(74.5%)보다 오히려 상승했다. 이날 영국 중앙은행(BOE)이 4분기 물가 상승률을 10.25%에 달할 것이라고 예견하면서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1.25%에서 -0.25%로 떨어뜨리면서 이 같은 전망은 더욱 힘을 받았다. 이에따라 미 10년물 국채 금리는 장중 3.1%까지 치솟았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Fed의 인플레이션 통제가 실패한다면 경기가 침체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힘을 받으면서 글로벌 투자 심리는 크게 위축됐다”고 말했다.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는 한국 뿐 아니라 아시아 증시를 일제히 덮쳤다. 홍콩 항셍지수는 하루 사이 3.6% 급락하고 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2.19% 하락 중이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0.69% 상승 마감했다. 중화권 증시에는 FOMC의 여진 뿐 아니라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봉쇄, 중국 기업의 미 증시 상장폐지 위험 가능성 등이 영향을 미쳤다. 시진핑 중국 주석은 상하이 확진자 수 감소세에도 불구하고 “제로 코로나 정책을 유지하겠다”고 발표했다.최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징둥닷컴 등 중국기업 88개사를 상장폐지 경고 리스트에 추가했다.

국내 증시는 당분간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이번 FOMC에서도 결국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구체적인 긴축경로는 제시되지 않은 채 공은 6월 FOMC로 넘어갔다”며 “시장의 불확실성도 연장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증시가 더 하락하기도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코스피 지수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9.1배 수준이다. 코로나19가 시작됐던 2020년 초(약 8.8배) 수준과 근접하게 내려왔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 지수는 2018년 긴축 정책 당시 고점 대비 조정받은 폭(23%)과 비슷한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며 "기술적 반등이 나올 수 있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