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  /사진=AP
워런 버핏. /사진=AP
"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의 회장은 91세다. 코로나19가 창궐하는 서방 국가에 살고 있다. 그는 수천명이 모인 곳에서 마스크도 쓰지 않고 6시간 동안 대화했다. 그는 멍청한가? 아니면 더 살고 싶지 않은 건가? 멍청하다면 어떻게 그런 부자가 됐을까? 죽고 싶었다면 어떻게 그렇게 오래 살아있나? 큰 고민거리다."

다이이이 샤먼대 경영학 교수는 중국 뉴스 앱 터우탸오(헤드라인)에 올라온 벅셔해서웨이 연례 주주총회 관련 기사에 이런 댓글을 달았다. 터우탸오는 관련 규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지난 1일 다이 교수의 댓글 작성 기능을 정지시켰다.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을 비판한 저명 경제전문가들의 소셜미디어(SNS)가 추가로 계속 차단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4일 보도했다.

지난 30일 훙하오 보콤인터내셔널 리서치센터장의 위챗(중국판 카카오톡)과 웨이보(중국판 트위터) 계정이 갑자기 폐쇄됐다. 이어 푸펑 둥베이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 단빈 둥팡홍콩투자 회장, 우웨펑 펑징자산관리의 펀드매니저 등의 웨이보 계정이 줄지어 차단됐다. 공통점은 이들이 과도한 '제로 코로나' 정책 때문에 경기가 침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는 점이다.

훙하오는 중국 경제와 증시에 대한 정확한 예측으로 명성을 얻은 애널리스트다. 그는 트위터에 '상하이, 물동량 0, GDP 0', '상하이의 교통체증은 도로가 아니라 바다에서 발생하고 있다' 등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보콤인터내셔널은 중국 국유은행 중 하나인 교통은행 계열사로, 홍콩에서 증권, 자산운용 등의 사업을 하고 있다. 회사 측은 "훙하오가 개인적인 이유로 사직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월에는 저명 경제학자 런쩌핑의 웨이보 계정이 정지됐다. 그가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향후 10년간 5000만명 출생을 위해 2조위안(약 379조원)을 발행해야 한다는 등 논란이 되는 일련의 글을 게시하자 벌어진 일이다.

SCMP는 "웨이보에서 일부 투자자들은 SNS 검열로 신뢰할 만한 투자 정보를 얻는 게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토로한다"며 "경제적 부담을 가중하는 중국의 엄격한 제로 코로나 정책에 대한 불만이 고조하면서 중국 당국은 새로운 검열 도구들을 동원해 '해롭다'고 여기는 인터넷 콘텐츠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증권협회는 지난달 28일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공인이며, 부적절한 언행은 증권사와 업계 전체의 평판을 해칠 수 있다. 관련 규정을 엄격하게 준수해야 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SCMP는 지난 2일에도 훙하오 등의 소셜미디어 계정이 차단됐다는 기사를 올렸다. 비슷한 기사를 연달아 게제한 것이다. SCMP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 산하의 영문 매체다. 중국 중앙정부의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 알리바바를 비롯한 자국 빅테크(대형 정보기술기업)에 대한 당국의 전방위 압박 등 일련의 사태 이후 중국의 정책을 비판하는 기사를 자제해 왔다. 그런 SCMP가 비판적 기사를 잇달아 올린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