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Fed는 물가 잡으려 성장 포기할 것…금리 5%까지”
미국 중앙은행(Fed)의 올해 세 번째 통화정책 회의(FOMC)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월가에선 점점 더 강한 긴축을 예상하고 있다. 미 소비자물가가 지나치게 높기 때문이다.

짐 캐론 모건스탠리 수석채권전략가는 3일(현지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이번엔 50bp(0.5%포인트) 인상할 것”이라며 “관건은 2024년까지 Fed의 자체 물가 목표치에 도달하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할 것이냐”라고 지적했다.

Fed의 물가 목표는 개인소비지출(PCE) 근원 가격지표 기준 2.0%다. 현재 5%를 훌쩍 넘는 근원 물가를 2%까지 낮추려면 훨씬 더 공격적인 금리 인상에 나서야 한다는 게 캐론 전략가의 설명이다.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 3월 8.5%(작년 동기 대비)까지 치솟았다. 미 노동부 및 트레이딩이코노믹스 제공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 3월 8.5%(작년 동기 대비)까지 치솟았다. 미 노동부 및 트레이딩이코노믹스 제공
마이클 슈마허 웰스파고 금리전략가는 “증시 움직임은 향후 4~5개월간 Fed의 금리 인상 속도에 달렸다”며 “물가를 잡으려면 금리가 지금의 시장 예상치(내년 중반까지 연 3.3%)보다 더 높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크 카바나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미국단기금리총괄은 “Fed의 향후 금리 인상 계획과 함께 한꺼번에 75bp를 올릴 가능성이 있느냐가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는 “미국와 유럽연합(EU), 중국이 동시 경기 침체에 빠질 위험이 꽤 상승했다”며 “문제는 물가가 통제 불가능한 수준까지 치솟고 있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Fed가 기준금리를 연 4~5%까지 올려야 한다”는 게 로고프 교수의 얘기다.
미국 중앙은행(Fed)은 4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할 것이란 게 시장 컨센서스다. 트레이딩이코노믹스 제공
미국 중앙은행(Fed)은 4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할 것이란 게 시장 컨센서스다. 트레이딩이코노믹스 제공
튜더인베스트먼트의 폴 튜더 존스 창업자는 “Fed가 가보지 않은 길을 가고 있기 때문에 투자 환경이 어렵다”며 “지금으로선 주식과 채권을 보유하고 싶지 않다”고 단언했다. 현금과 원금 보전이 가장 중요한 시기란 것이다.

존스 창업자는 “물가와 성장이 충돌하는 상황에서 Fed는 결국 물가 (잡기)를 선택할 것”이라며 “Fed가 경기 침체를 이끌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