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8개월 만에 온라인 게임 신규 판호(판매 허가) 발급을 재개했다. 하지만 외국 게임의 중국 시장 진출은 여전히 암울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해외 게임 스트리밍이 규제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하고, 가상사설망(VPN) 등을 이용해 우회할 수 있는 경로 자체가 사실상 막혔기 때문이다.

中 게임시장 다시 열렸지만 글로벌기업들 여전히 '울상'
2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중국 국가라디오텔레비전총국(광전총국)은 지난 15일 허가받지 않은 온라인 게임의 스트리밍을 전면 금지했다. 광전총국은 “해외 게임이나 게임 대회를 허가 없이 서비스해서는 안 된다”며 “모든 종류의 생방송 플랫폼은 비정상적인 콘텐츠나 해로운 팬 문화를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중국 최대 게임 유통사 텐센트도 가세했다. 텐센트는 5월 31일부터 중국에서 해외 게임에 접속할 수 있도록 지원해 온 VPN 서비스 ‘게임 부스터’를 중단한다.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해 온 다른 게임회사들이 동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에서 판호를 받지 못한 게임은 법적으로 유통이 금지된다. 하지만 각종 우회로를 통해 외국 게임을 즐기는 것이 가능한 상황이었다. 후야, 더우위, 비리비리 등 많은 게임 플랫폼에서 이용할 수 있었다. 시장조사업체 니코파트너스의 대니얼 아마드 분석가는 “올초만 해도 일본 게임 ‘엘든링’이 당국의 허가를 받지 않았음에도 중국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을 통해 대히트했다”고 했다. VPN 서비스로 해외 게임 사이트에 접속해 게임을 즐기는 사례도 있었다.

지난 11일 국가신문출판서가 새로 판호를 발급했다고 공개한 45편의 게임 리스트에도 외국 게임은 없었다. 장이 이미디어리서치 분석가는 “허가 과정과 콘텐츠 검토 모두 더 엄격해질 것이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외국 게임사들이 중국 시장에 진입하는 것은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했다.

2019년 외국 게임 180편에 대한 판호를 발급했지만 2020년 97편, 지난해 76편으로 줄었다. SCMP는 “올해는 과연 외국 게임에 대해 한 건이라도 판호를 발급할지조차 불투명하다”며 “그간 텐센트와 손잡고 중국 시장 진출을 노려온 한국의 넥슨 등 외국 게임회사들의 미래도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