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빅5 연간 수주목표
1분기에 40% 채워
초대형 원유운반선 등
교체 시기 임박도 '호재'
"톱픽은 현대미포조선
실적 개선 가장 빠를 것"
약세장에서도 조선주가 일제히 강세다. 1분기 주요 조선업체의 수주액이 연간 목표량의 40%에 달하는 등 ‘깜짝 수주 실적’을 내면서 향후 수주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조선업체의 중장기 수주 실적에 대해 장밋빛 전망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주요 선박 세대교체 시기가 다가오면서 ‘수주 슈퍼 사이클’이 도래할 거라는 분석도 나온다.
대우조선해양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등 5개 주요 조선사의 수주액은 152억달러로 올해 연간 수주 목표치(373억원)의 40.9%를 달성했다.
김용민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액화천연가스(LNG)선과 컨테이너선을 중심으로 수주가 늘었다”며 “최근 LNG선 수요가 증가하면서 이미 국내 조선사의 도크(선박 건조시설) 스케줄이 2024년까지 꽉 차 있다보니 선주사 간 계약 경쟁이 붙었다”고 말했다.
“수주 슈퍼 사이클 온다”
증권업계는 조선업이 앞으로 ‘수주 슈퍼 사이클’에 진입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과거 조선업의 슈퍼 사이클 시기는 2000년대였다. 수년간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며 주가도 급등했던 시기다. 당시 판매된 선박들의 폐선 연령이 평균 25년인 점을 고려하면, 2025~2026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선박 교체 사이클이 시작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핸디사이즈 탱커선, 피더 컨테이너선 등이 주요 대상이다.
LNG선 수요가 커지고 있는 것도 긍정적이다. 러시아는 세계 최대 가스매장량을 보유하고 있고, 미국에 이어 생산량 2위를 차지하고 있다. 파이프라인을 통해 유럽에 천연가스를 공급해왔다. 그러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독일 정부는 대(對)러시아 제재를 위해 독일과 러시아를 잇는 가스관인 ‘노르트스트림2’ 운영 승인을 거부했다. 김홍균 DB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럽이 수입처를 다변화하면서 국내 LNG선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철강 가격이 높아져 원가율이 상승하고 있는 데다 컨테이너선 발주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향후 수주세가 둔화할 수 있다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김용민 연구원은 “지난해 1분기 대비 신조선가 지수가 20% 넘게 올랐다”며 “2분기부터 발주 수요가 줄어든다면 선주사들이 굳이 웃돈을 주며 1분기에 급하게 발주할 이유가 없었다”고 말했다.
증권사들은 조선업종 중에서도 현대미포조선을 ‘톱픽’으로 꼽고 있다. 조선업 특성상 수주분이 실적에 반영되기까지는 2년 이상이 걸린다. 이 때문에 대형 조선사들이 흑자로 전환하는 시점은 내년 이후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현대미포조선은 올해 흑자 전환하면서 경쟁사보다 실적 개선 시기를 앞당길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력망에 대한 사이버 공격을 시도했다.”뉴욕타임스는 최근 우크라이나 정부를 인용해 이렇게 보도했다. 러시아 소속 해커들이 우크라이나 변전소에 악성코드를 배포하려고 했다는 것이다. 사이버 보안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크라우드스트라이크(7.32%) 클라우드플레어(6.77%) 지스케일러(8.17%) 등 미국 소프트웨어 보안 기업들은 지난 13일 동반 급등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을 계기로 사이버 보안에 대한 세계 각국의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는 전망이 주가를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사이버 공격’ 뉴스마다 주가 급등미국 나스닥지수는 지난 한 달(3월 14일~4월 14일)간 6% 올랐다. 글로벌 사이버 보안 기업들은 같은 기간 이를 한참 웃도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클라우드플레어(35%), 크라우드스트라이크(28%), 지스케일러(22%), 포티넷(20%) 등이 대표적이다.사이버 보안 기업들은 이미 코로나19 기간 한 차례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재택근무 등으로 클라우드 수요가 늘어나면서 보안에 대한 관심도 함께 커졌기 때문이다. 상승세를 이어가던 보안주는 지난해 11월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로 기술주들이 꺾이는 국면에서 함께 타격을 받았다. 보안 기업들의 매출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상당수가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도 부각됐다.올 들어 분위기는 다시 확 바뀌었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사이버 보안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면서다. 러시아가 사이버 공격을 시도했다는 뉴스가 나올 때마다 관련주들은 들썩였다.넘치는 수요를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구조적 성장’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12일 크라우드스트라이크의 투자 등급을 ‘중립’에서 ‘매수’로 조정했다. 목표 주가도 241달러에서 285달러로 대폭 올렸다. 14일 종가(235.22달러) 기준 20% 이상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는 의미다. 이 회사는 PC, 노트북, 모바일 기기의 데이터를 보호하는 보안 솔루션을 제공한다.팰로앨토와 포티넷 등도 대표적 사이버 보안주로 꼽힌다. 팰로앨토는 해킹이나 랜섬웨어의 공격을 막아주는 네트워크 방화벽 시장 점유율 1위 업체다. 포티넷은 같은 시장에서 빠르게 점유율을 높여 가고 있는 회사다. 바클레이즈는 지난달 말 포티넷 목표주가를 364달러에서 395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포티넷 매출의 70%가 미국 외 지역에서 나온다는 점에 주목했다. 14일 종가는 331.76달러로, 목표주가 대비 약 20%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 클라우드 기반 보안 솔루션을 제공하는 지스케일러도 대표 종목 중 하나다. 최근 월스트리트에서 높은 수익률을 자랑하는 애널리스트 중 한 명인 알렉스 헨더슨 니덤 애널리스트는 지스케일러를 ‘장기 투자’에 적합한 종목으로 추천했다. 클라우드 시대에 몸값 높아져개별 종목을 선별하기 어렵다면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해 사이버 보안산업의 성장에 베팅하는 것도 방법이다. 대표 상품인 ‘퍼스트트러스트 나스닥 사이버시큐리티 ETF(CIBR)’는 지난 한 달간 12% 수익률을 냈다. 국내에 상장된 ETF를 통해 편리하게 투자하는 방법도 있다. 지난 2월 말 상장한 ‘TIGER 글로벌사이버보안INDXX ETF’는 나스닥시장에 상장돼 있는 ‘글로벌X 사이버시큐리티 ETF(BUG)’와 같은 지수를 추종한다.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등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사이버 보안 회사 인수합병(M&A)에 나서면서 관련 기업들의 몸값은 더 높아지고 있다.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빅테크 기업 입장에서는 보안 기업 인수를 통해 서비스의 안정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우려가 사그라들어도 기회는 남아 있다. 사이버 보안 관련 기업들이 메타버스 시대에 인프라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메타버스 ETF가 사이버 보안 관련주를 함께 담고 있는 이유다.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국내 보안업체는 시가총액 규모는 크지 않지만 수십억~수백억원대 이익을 내는 알짜 기업이 많다.안랩은 최근까지 ‘정치 테마주’로 분류되며 주가가 롤러코스터를 탔다. 같은 시기 해외 자산운용사는 이 회사를 ‘사이버 보안주’로 주목했다. 미국 상장지수펀드(ETF) 운용사 퍼스트트러스트는 지난달 안랩 지분 14.96%를 인수해 2대 주주가 됐다고 공시했다. 미 증시에 상장된 자사 ETF인 ‘퍼스트트러스트 나스닥 사이버보안 ETF(CIBR)’에 안랩을 담기 위해서였다. ETF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39%다. 지난 한 달간 안랩은 9% 올랐다.파수 역시 주목받는 보안주다. 데이터 보안 부문 국내 시장 점유율 1위다. 주요 고객사는 삼성 포스코 CJ 롯데 등 국내 대기업들과 공공기관이다. 디지털저작권관리(DRM) 솔루션이 이 회사의 강점이다.국내 매출 비중이 97%에 달하지만, 해외 시장에서도 조금씩 성과를 내고 있다. 이새롬 한국IR협의회 연구원은 “현재 미국 내 DRM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이 마이크로소프트(MS)와 파수가 유일한 만큼 미국 시장에서 수혜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는 마이데이터 시대를 맞아 개인 정보 비식별화 솔루션을 출시해 매출을 늘리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한 달간 19% 상승했다.아톤은 통신 3사와 함께 사설인증서비스 패스(PASS)를 제공하는 회사다. 2020년 12월 전자서명법 개정안 시행으로 공인인증서가 폐지되면서 사설인증서비스인 패스의 이익 규모가 급증했다. 업비트 등과 손잡고 가상자산 보안·인증 분야로도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지난해 전년 대비 두 배에 가까운 매출을 냈지만 주가는 최고점 대비 4분의 1 미만으로 폭락한 업체가 있다. 미국 원격의료 대장주로 꼽히는 텔라닥이다. 코로나19 유행 완화로 원격의료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컸다. 투자자들이 코로나19 수혜주로 꼽혔던 텔라닥에 준 관심을 거둔 것이다.하지만 이달 들어선 상황이 달라졌다.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들 사이에서 텔라닥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매수해도 좋을 만큼 충분히 매력적인 수준으로 주가가 떨어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주가 떨어져텔라닥은 원격의료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 수를 늘려가면서 수익성 개선에도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디지털 헬스케어를 대표하는 종목 중 하나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텔라닥은 코로나19 유행으로 주목받은 업체 중 하나다. 2002년 미국에서 설립된 이 원격의료 업체는 1만여 명의 의료진을 활용해 결막염과 같은 가벼운 질환부터 암과 같은 중증질환, 정신과 상담 등을 폭넓게 아우른 원격의료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텔라닥에 가입한 회원 수는 7500만여 명. 이 중 우리나라 인구보다 많은 5300만 명이 유료 서비스를 이용 중이다. 텔라닥이 미국 원격의료 시장을 선점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지난 14일 마켓워치에 따르면 미국 금융투자사 구겐하임은 이달 초 텔라닥을 투자 분석 종목에 새로 포함하며 ‘매수’ 의견을 냈다. 목표 주가로는 96달러를 제시했다. 이날 종가인 65.18달러보다 47% 높다. 샌디 드레이퍼 구겐하임 애널리스트는 “헬스케어 서비스의 트렌드가 디지털 장비를 이용해 의료진과 환자가 상호작용하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며 “텔라닥은 다른 어떤 원격의료 업체보다 폭넓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을 뿐 아니라 현금 유동성도 좋다”고 설명했다.미국 증권사인 아르거스리서치도 지난 3일 텔라닥에 ‘매수’ 의견을 내놨다. 팁랭크에 따르면 애널리스트 27명 중 59%(16명)가 매수 의견을 냈다. 평균 목표주가는 99달러다.월스트리트의 호평은 그간의 주가 흐름과는 대비된다. 텔라닥은 코로나19 유행으로 비대면 의료 수요가 많아지면서 지난해 2월엔 주가가 294달러까지 올랐다. 하지만 이후 팬데믹(대유행) 위기에서 미국이 점차 벗어나기 시작하면서 주가는 급격히 내리막길을 걸었다. 이날 종가인 65.18달러는 코로나19 유행 전인 2019년 9월 주가와 비슷한 수준이다. 아마존과의 협업 기대월스트리트의 투심이 긍정적으로 돌아선 데는 “텔라닥의 수익성이 개선됐다”는 애널리스트들의 판단이 깔려 있다. 텔라닥은 지난해 매출 20억3271만달러를 기록했다. 2020년 매출(10억9396만달러) 대비 86% 증가했다. 사업 확장으로 계속됐던 영업손실은 지난해 2억3899만달러로 전년(4억1819만달러) 대비 43% 줄었다. 시킹알파에 따르면 이 회사의 회원 1인당 월평균 수익은 지난해 4분기 2.49달러로 전 분기(1.63달러) 대비 52% 늘었다. 텔라닥은 올해 매출이 26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24년 매출 40억달러가 이 회사 목표다.지난 2월엔 아마존과도 손을 잡으면서 사업 확장 기회를 잡았다. 아마존의 음성인식 기술인 ‘알렉사’를 이용한 원격의료 서비스를 출시하기로 했다. 알렉사를 접목한 스마트스피커에 “의사와 상담하고 싶다”고 말하면 텔라닥 콜센터에 연결되는 방식이다. 아마존은 영상 서비스도 추가할 계획이다.불안 요소도 있다. 아직 영업이익을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사업 투자를 위한 대출금 상환 부담이 커진다.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텔라닥의 총부채는 12억8013만달러다. 지난 12일 캐나다 투자은행인 RBC캐피털마켓은 목표 주가를 215달러에서 120달러로 낮췄다.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