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EU 반독점법, 아이폰 보안 위협"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사진)가 미국과 유럽이 추진하는 반독점 법안이 아이폰 사용자의 보안을 해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자체 앱스토어를 거치지 않고 인터넷 등을 통해 앱을 설치하는 이른바 ‘사이드로딩’이 허용되면 악성 프로그램에 쉽게 노출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CNBC에 따르면 쿡 CEO는 12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국제개인정보보호전문가협회(IAPP)의 글로벌 프라이버시 정상회의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사이드로딩을 허용하는 내용을 담은 반독점법에 재차 반대 의견을 밝힌 것이다.

쿡 CEO는 “워싱턴DC와 다른 곳(유럽)의 정책 입안자들이 경쟁이라는 이름 아래 앱스토어를 우회해 앱을 허용하는 사이드로딩을 강제할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이는 데이터에 굶주린 기업들이 애플의 개인정보 보호 규칙을 피하고 사용자 의사에 반해 그들을 추적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비판했다. 사이드로딩을 허용하는 반독점법이 통과되면 애플의 개인정보 추적 금지 조치를 통한 이용자 보호가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애플은 현재 자체 앱스토어를 통해서만 앱을 내려받을 수 있게 제한하고 있다. 애플은 엄격한 보안 조치의 대가로 앱 구입액의 최대 30%를 수수료로 떼간다.

미국과 유럽 의회는 경쟁 촉진을 위해 사이드로딩을 허용하는 내용을 담은 반독점법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CNBC는 “오픈앱마켓법(반독점법)은 지난 2월 미 상원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승인됐다”며 “올해 의회에서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