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셰일 탐사·생산기업 ETF 주목할 만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WTI 기준)를 가뿐히 넘으며 강세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유가에 대한 시장의 전망치도 올해 말 93달러, 내년 84달러 수준으로 예측돼 높아진 가격이 빠르게 낮아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통상적으로 에너지 업종의 주가 흐름은 유가와 양의 상관관계를 보인다. 변곡점과 방향성 역시 대체로 일치한다. 수년 만에 돌아온 유가 강세 국면에서 에너지 관련 기업을 담은 상장지수펀드(ETF)가 주목받고 있다.

특히 미국의 독립계 셰일 업체들의 주가 상승세가 눈에 띄고 있다. 그간 미국의 셰일오일 업체는 2015년 이후 국제 유가가 배럴당 40~60달러의 박스권 등락을 하는 가운데,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의 친환경 에너지 우호 정책 타격으로 주가 측면에서 모멘텀을 찾기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국제 유가 급등, 그리고 가격의 상승은 당위적으로 생산 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기업 이익성 측면에서는 미국의 탈탄소 정책 이후 셰일오일 업체들의 설비 투자 규모가 축소된 상황에서 이번 고유가로 이익 레버리지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증시 수급 측면에서는 워런 버핏의 벅셔헤서웨이가 2월 말부터 미국의 독립계 석유회사인 옥시덴털페트롤리엄(티커명 OXY)을 대거 매집했다는 공시가 나오며 글로벌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 내 에너지 비중이 확대될 것이란 기대감 역시 높아진 상황이다.

미국의 독립계 석유가스 탐사·생산 기업에 주로 투자할 수 있는 ETF는 SPDR S&P Oil & Gas Exploration & Production ETF(티커명 XOP)가 있다. 보유 종목의 70% 이상이 미국의 독립계 석유가스 탐사·생산 기업이며, 전체 구성종목 전부가 미국 기업으로 이뤄져 있다. 보유 종목 상위 기업에 버핏의 선택을 받은 옥시덴털페트롤리엄을 비롯해 PBF에너지, 코노코필립스, 마라톤오일 등 미국 대표의 셰일오일 업체들이 포진돼 있다. 특정 종목이 높은 비중을 이루고 있지 않으며 대부분 2~3% 수준의 고른 비중을 갖는다.

XOP ETF와 국제 유가의 상관관계를 보면 2006년 펀드 설정 이후 0.78, 최근 3년 0.77 수준으로 높은 양의 상관관계를 보인다. 당분간 고유가 국면에서의 긍정적인 주가 흐름이 기대되는 이유다. 다만 XOP ETF는 에너지 업종 ETF 중에서도 중소형주의 비중이 높고, 변동성이 높아 유가 하락 등 시장 상황 급변 시 유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

임은혜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