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우주 인프라 확대에 대한 각국 수요가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전쟁으로 지상 통신망이 망가질 경우 인공위성을 통한 우주 통신망이 중요해지기 때문이다. 인공위성과 우주 통신 관련주가 주목받는 이유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도 우주산업을 육성할 컨트롤타워를 설치하기로 해 국내 관련주의 경우 정책 수혜 기대가 더해졌다.

○우주 인프라 경쟁 촉발

증권업계에서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우주 인프라 확장 경쟁에 불을 붙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관련주로 꼽히는 한화시스템을 둘러싼 투자심리가 개선된 이유다. 한화시스템은 지난 1월 28일 장중 1만4000원으로 저점을 찍은 뒤 17%가량 반등했다. 외국인이 지난 3월 한 달간 252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포격으로 지상 통신망이 파괴됐다. 일론 머스크의 우주탐사 기업인 스페이스X가 운영하는 스타링크가 대안으로 떠올랐다. 우크라이나 부총리가 머스크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머스크는 우크라이나에 통신망을 제공했다.

스타링크는 머스크가 만들어 가고 있는 ‘테슬라 네트워크’의 핵심 통신망이다. 문제는 지상 통신망을 깔아둔 각국이 굳이 위성 통신을 추가로 구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전쟁이 판도를 바꾸고 있다. 러시아 로켓을 통한 위성 발사를 하기 어려워진 것 등이 각국이 자체 우주 인프라를 늘려야 하는 이유가 되고 있다.

○한화시스템·쎄트렉아이 주목

한화시스템은 영국 위성 인터넷 기업 원웹 지분 인수에 나서면서 동시에 인공위성 사업에도 적극적이다. 한화시스템은 지난달 원웹 지분 3583억원어치(지분율 8.8%)를 취득했다. 한화시스템은 올해 말까지 소형 위성과 지상 기지국을 잇는 위성통신 안테나 기술을 개발할 예정이다.

국내에선 중소형 관련주도 포진해 있다. 위성체를 제조하는 쎄트렉아이가 대표적이다. 지구관측 위성 종합 솔루션 업체다. 위성 본체와 탑재체, 지상체를 모두 제작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 중소형 저궤도 위성으로 정부와 군, 민간 고객사를 수요처로 두고 있다.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90.7% 감소한 13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데 그쳤다. 인공위성 수출 매출이 주춤했다. 연구개발비로 45억원을 지출했다. 최근 1년 주가 수익률이 -23%인 이유다. 하지만 최근 1개월간 10% 반등했다.

위성통신 안테나를 생산하는 인텔리안테크도 관련주다. 당초 원웹의 인공위성 발사가 지연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지만, 지난달 21일 원웹과 스페이스X가 위성 발사 계약을 맺으며 리스크가 상당 부분 해소됐다는 게 증권업계의 평가다. 인텔리안테크는 지난달 10일 캐나다 위성 통신사업자인 텔레셋(Telesat)의 저궤도 위성통신 프로젝트에 위성통신 안테나 공급 업체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제노코도 우주항공 투자를 늘리는 상장사다. 위성탑재체와 위성지상국 관련 매출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위성탑재체와 위성지상국 매출 비중이 지난해 4분기 기준 17.1%에서 올 4분기 23.9%까지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윤석열 정부 수혜주로 ‘주목’

차기 정부가 우주산업 육성책을 내놓겠다고 발표한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새 정부는 부서별로 흩어져 있던 우주 관련 정책을 총괄하는 ‘항공우주청’(가칭)을 신설하기로 했다. 한국판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다.

윤 당선인 취임 한 달 뒤쯤인 오는 6월 15일에 누리호 2차 발사가 예정돼 있어 관련주의 상승 모멘텀이 될 수 있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우주산업 선점 경쟁에 본격 나설 것”이라며 “발사체의 국산화 기술이 갈수록 중요해지는 만큼 중점 육성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