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금연 정책과 소비자 선호 변화로 담배 시장이 침체됐지만 전자담배만큼은 고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국내 업체의 전자담배 점유율이 올라가고 있어 관련 종목의 실적 성장과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재평가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신한금융투자는 28일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은 올해 37조원 규모에서 2024년 50조원까지 확대될 전망”이라며 “연평균 성장률이 16%에 달하는 고성장이 기대되는 업종”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궐련형 전자담배 스틱 판매량은 4억4000만 갑으로 전년(3억8000만 갑)보다 17.1% 증가했다. 궐련형 전자담배의 주요 제품인 아이코스 이용자 수(잠재고객 포함)도 2020년 1분기 1400만 명에서 2021년 4분기 2100만 명까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전체 담배 판매량이 2014년 이후 감소 추세에 접어든 것과 비교하면 전자담배의 성장세는 더 두드러진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오강호 신한금융투자 수석연구원은 “중국에서 전자담배 수요가 확대되고 있고, 미국과 유럽에서 인가를 받는 제품이 늘어나면서 국내 업체의 해외 점유율이 상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주요 전자담배 관련주인 KT&G이엠텍, 이랜텍 등도 실적 성장에 따른 주가 재평가가 이뤄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올해 KT&G는 필립모리스와의 협업을 통한 궐련형 전자담배 수출 확대가 예상된다. 오 연구원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일반 담배와 전자담배 점유율이 동반 상승하고 있는 업체”라고 말했다. 주가는 올 1월 말 7만6000원대까지 떨어졌다가 이달 들어 8만원대로 다시 올라섰다.

전자담배 기기 생산 업체로는 코스닥 상장사인 이엠텍과 이랜텍 등이 있다. 두 업체 모두 최근 신규 고객사 수주에 성공하며 안정적인 성장동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