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ED(유기발광다이오드) 관련주들이 달아오르고 있다.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TV, 태블릿PC, 노트북, 전기자동차, 확장현실(XR) 기기 등에 OLED 패널이 장착되면서 실적 개선 기대가 커지고 있어서다. 세계 1위 TV 업체인 삼성전자가 첫 퀀텀닷(QD) OLED TV를 출시하면서 OLED업계에 수주 사이클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OLED 르네상스 시대…소·부·장 웃는다

삼성 QD OLED TV 출시

디스플레이구동칩(DDI) 설계 전문 업체인 LX세미콘은 21일 5.18% 오른 13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한 달 동안 주가가 21.91% 상승했다. 같은 기간 덕산네오룩스(7.16%) 이녹스첨단소재(8.19%) 피엔에이치테크(16.67%) 등 다른 OLED 관련주도 강세를 보였다. 이 기간 코스피지수(-0.77%)와 KRX 정보기술지수(-1.32%)는 모두 하락했다.

주요 가전업체가 OLED TV를 출시한다는 소식에 실적 개선 기대가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북미와 유럽에서 QD OLED TV의 사전 판매를 시작했다고 지난 18일 밝혔다. 삼성디스플레이가 개발한 QD OLED 패널을 장착한 첫 OLED TV다. 일본 대표 가전업체인 소니도 올 6월 QD OLED TV 출시 계획을 밝힌 상태다. QD OLED는 청색 OLED를 발광원으로 사용한다는 점에서 백색 OLED 기반인 LG디스플레이의 WOLED와 구분된다.

OLED 디스플레이는 수요처가 스마트폰에서 TV, 태블릿, XR 기기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작년 4분기 실적 발표 당시 OLED TV 패널 출하량이 작년 745만 장에서 올해 1000만 장 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애플은 2024년 상반기에 출시할 첫 번째 OLED 아이패드를 시작으로 맥북, 아이맥 등에도 OLED 패널을 적용할 계획이다.

“소재·장비주 주목…LGD 공급 가능성”

전문가들은 LCD(액정표시장치) 업황의 영향을 많이 받는 디스플레이 패널 업체보다 OLED 소부장(소재 부품 장비) 기업을 눈여겨볼 만하다고 조언한다. 국내 소부장주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OLED 설비투자 확대 시 직접적인 수혜가 기대된다.

한국투자증권은 덕산네오룩스, 이녹스첨단소재, 한솔케미칼 등을 OLED 소재 수혜주로 꼽았다. 덕산네오룩스는 OLED의 핵심인 유기재료를 디스플레이 패널 업체에 공급한다. 매출의 100%를 OLED 소재에서 내고 있어 수혜가 클 것이라는 전망이다. 장비주 중에서는 에스에프에이, 원익IPS, AP시스템 등이 수혜주로 분류된다.

작년부터 업계에서 흘러나오던 ‘LG디스플레이-삼성전자 TV 동맹’ 가능성도 높다는 관측이다. 하이투자증권은 LG디스플레이가 삼성전자에 공급하는 WOLED TV 패널이 올해 100만~150만 장, 2023년 400만 장, 2024년에는 500만 장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디스플레이의 QD OLED TV 패널 생산량은 연 130만 장으로 추정되는데, 삼성전자가 연 4000만 대 이상의 TV를 판매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매우 적은 수준”이라며 “삼성전자가 프리미엄 TV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선 LG디스플레이의 WOLED 패널 구매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는 LG디스플레이 실적과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LG디스플레이에 OLED 소재와 부품을 공급하는 LX세미콘, 피엔에이치테크, 이녹스첨단소재 등도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된다. 이 중 LX세미콘은 실적 모멘텀과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을 모두 갖췄다는 평가다.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LX세미콘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3933억원으로, 1개월 전(3918억원)과 3개월 전(3765억원) 추정치 대비 상향 조정됐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