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와 화장품 등 중국소비주가 일제히 급락 중이다. 중국 정부가 선전시 주민들을 상대로 외출금지령을 내렸다는 소식과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외교적 갈등 우려 등이 영향을 미쳤다.

14일 오전 10시 현재 LG생활건강은 4.83% 떨어진 86만7000원을 기록 중이다. 52주 신저가를 다시 경신했다. 같은시각 아모레퍼시픽은 전 거래일 대비 7.46% 떨어진 15만5000원에 거래 중이다. 중국 매출 비중이 큰 F&F도 7.76% 하락하고 있다. 이밖에 클리오와 코스메카코리아, 한국콜마도 각각 4.15%, 5.98%, 3.71% 하락하고 있다.

중국의 코로나19 확산 소식이 주가를 끌어내리고 있다. 지난 13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중국 선전시가 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주민들에게 외출금지령을 내리고 도시를 봉쇄했다. 선전시는 중국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인구 1700만 명의 대도시다. 코로나19로 1선 도시(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선전 등 4대 도시)가 봉쇄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화장품주는 중국 소비 둔화 우려로 주가가 내리막길을 걸었다. 중국 내수 경기가 둔화되고 있는 데다 중국의 중저가 로컬 브랜드의 입지 상승으로 인해 한국 화장품이 피해를 볼 것이란 전망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소비 둔화 우려가 한겹 덧씌워진 셈이다.

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외교적 갈등 역시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13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중국에 군사적 지원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국이 이번 전쟁에 어떤식으로든 연루되면 서방과 완전이 척을 지게 되는 것"이라며 "사실 관계 여부를 떠나 외국인들이 중국 소비주를 매도하는 이유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다만 증권가에선 중국 화장품 시장의 성장 잠재력은 여전하다고 본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소비의 둔화 및 코로나19의 재확산, 중국 내 한국 화장품의 브랜드파워 하락 우려에 따라 최근 한국 화장품주의 주가 회복이 부진했다"면서도 "여전히 한국 화장품 브랜드 기업에 중국은 기회의 땅이며 코로나19 재확산과 지정학적 리스크 등 매크로 불확실성을 제외하면 추가적 악재는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