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약세로 마감했습니다. 오전 중에는 상승했으나 곧 하락 반전했습니다.

대표 지수인 S&P500지수는 전날보다 1.30% 떨어진 4,204.31, 나스닥지수는 2.18% 급락한 12,843.81, 다우지수는 0.69% 밀린 32,944.19로 각각 마감했습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올 들어 19% 가까이 떨어졌습니다.

개장 초 흐름을 좋았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맹방인 알렉산데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을 만나 “우크라이나와의 협상에 일부 진전이 있다”고 밝혔기 때문입니다. 덕분에 미 증시보다 먼저 마감한 유럽의 유로스톡스50지수는 1.18% 상승했습니다.

하지만 푸틴의 발언을 믿기 어렵다는 관측이 우세해졌습니다. 푸틴은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에도 “훈련 중인 군대가 철수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를 발표했습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러시아와 정상 무역 관계를 중단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러시아산 보드카와 수산물, 다이아몬드 등의 수입을 금지했습니다.

EU도 러시아에 대한 최혜국 우대 지위를 박탈했습니다. 러시아 상품에 징벌적 관세를 부과할 수 있게 된 겁니다. 러시아산 철강 수입과 명품 수출을 막기로 했습니다.

이날 시장 심리엔 골드만삭스의 새 보고서가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미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2.0%에서 1.75%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특히 올 1·2분기엔 잠재성장률을 밑돌 것이라고 했습니다.

내년 경기 침체에 진입할 위험은 20~35% 정도로 봤습니다. △지정학적 위기에 따른 소비 심리 저하 △유럽 성장 하락으로 미국의 수출 타격 △재정 긴축 후 미 성장 둔화 등을 이유로 들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11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골드만삭스 제공
골드만삭스는 11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골드만삭스 제공
미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심리가 하락하고 있는 점도 문제입니다.

이달 기준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는 59.7로, 월가 예상(62.0)을 크게 밑돌았습니다. 6개월 이후의 소비자 기대지수는 54.4에 그쳤습니다. 전달엔 59.4였습니다.

찰리 빌레로 컴파운드캐피탈 창업자는 “경기 침체가 아닌데도 미시간대 소비심리가 이렇게까지 낮게 떨어진 건 지난 70년 역사 중에서 2011년 8~9월밖에 없었다”고 지적했습니다.

다음주로 예정된 미 중앙은행(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 대한 경계 심리도 있었습니다. 일단 25bp(0.25%포인트) 인상할 것이란 게 월가의 컨센서스입니다.

일각에선 이번에 어떤 경제 전망을 내놓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관측도 내놓습니다.

Fed는 작년 12월 전망에선 올해 경제가 4.0% 성장하고, 물가(개인소비지출 근원 가격지수)는 2.7% 뛰는 데 그칠 것으로 봤습니다. 월가에선 성장 전망을 낮추는 한편 물가는 많이 높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조정 폭이 크면 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습니다.

국제 유가는 더 올랐습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물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은 전날 대비 3.1% 오른 배럴당 109.34달러에 거래됐습니다.

이란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 행동계획) 복원을 위한 협상이 중단됐다는 소식이 공급 부족 우려를 부추겼습니다. 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정책 고위 대표는 “외부적 요인으로 오스트리아 빈 협상이 일시 중단됐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협상의 당사국은 미국과 이란 영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 독일입니다. 원유의 무기화를 시도하고 있는 러시아가 협상에 훼방을 놓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이날의 ‘글로벌마켓나우’ 이슈는 다음과 같습니다.

① 유럽증시에서 역대 최대 자금 이탈 ② 심상치 않은 글로벌 車판매 감소 ③ 정유주 너무 뛰었다는 JP모간 ④ 암호화폐 더 센 규제 나오나? ⑤ 다음주 Fed 경제전망 ‘주목 등입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한경 글로벌마켓 유튜브 및 한경닷컴 방송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