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관련주는 지난 1년간 급등락을 반복해 왔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감소할 때는 올랐지만, 반대 상황이 벌어지면 기대가 공포로 바뀌며 주가가 급락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기대감만으로 오르는 게 아니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오미크론 변이를 먼저 겪은 해외에서 확진자가 급감하고 있고, 국내에서도 방역지침을 완화하는 조치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현실로 바뀌는 기대감

방역 빗장 풀린다…모두투어·티웨이 8% 급등
11일 모두투어는 8.31% 오른 2만2800원에 마감했다. 하나투어(5.29%), 노랑풍선(7.97%)도 강세를 보였다. 파라다이스(6.5%), 롯데관광개발(5.68%), GKL(7.09%) 등 카지노주와 티웨이항공(8.36%), 제주항공(6.36%), 진에어(4.46%) 등 항공주도 일제히 상승했다. 이밖에 호텔신라(3.03%), 강원랜드(3.55%), CJ CGV(3.52%) 등은 최근 2개월 새 가장 높은 가격을 기록하며 거래를 마쳤다.

주가 상승을 촉발한 것은 방역지침 완화다.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오는 21일부터 국내와 해외에서 접종을 완료하고 접종 이력을 등록한 입국자에 한해 7일 격리를 면제한다”고 밝혔다. 지금까지는 접종 여부와 관계없이 입국자 모두 7일간 자가격리해야 했다.

김태홍 그로쓰힐자산운용 대표는 “막연한 기대가 실제 정책으로 바뀌는 구간”이라고 해석했다. 미국과 선진국에서 확진자 증가세가 꺾이고 있는 점도 투자심리를 개선시켰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지난 1월 143만 명까지 증가했던 미국 하루 확진자 수는 지난 9일 4만7000명으로 감소했다.

여행·항공주 유가 영향

유가 급등에 따라 업종 간 주가가 차별화될 것이란 분석이다. 항공사, 여행사, 면세점은 유가가 급등하면 직격탄을 맞기 때문이다. 유가가 오르면 항공권 가격이 오르고, 여행비 증가에 따라 여행사와 면세점 이용도 줄어드는 구조다.

10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108.7달러에 마감했다. 8일 123.7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김승현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유가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영향을 받고 있어 여행주는 변동성에 노출될 수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리오프닝주도 리스크에 따라 여러 단계로 구분된다고 강조했다. 항공, 면세, 여행 업종은 재무구조가 취약한 상태고, 유가 움직임에 따라 추가적으로 충격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김태홍 대표는 “보수적인 투자자라면 이들 업종을 추격 매수하는 것은 리스크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유가가 내리고 여행이 정상화되면 ‘상승 여력’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된다. 여행길이 풀리면 보복 여행 심리가 살아나며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안정성 측면에선 내수주

가장 안전한 업종은 국내 방역 지침 완화에 실적이 살아날 수 있는 내수주다. 주류업체인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이 대표적이다. 영업시간이 5일부터 오후 11시로 완화되면서 소주와 맥주 판매가 회복되고 있다. 소주의 경우 가격 인상을 통해 수익성도 개선됐다.

카지노주 가운데서는 강원랜드가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낮다. 강원랜드는 국내 유일 내국인 카지노다. 국내 거리두기 완화만으로 이용객이 회복될 수 있다. 면세점 중에서는 백화점과 면세점을 같이 하는 신세계가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다.

실적이 개선되고, 오프라인 콘서트 재개 기대가 있는 엔터주도 유망하다. 방탄소년단(BTS)은 이달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세 차례 대면 콘서트를 연다. 걸그룹 트와이스는 지난달 북미 투어를 시작했다. 레드벨벳도 오는 19일 서울에서 콘서트를 연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리오프닝주 주가는 여행 예약자 수가 회복되는 것을 확인하면 한 차례 더 올라갈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