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장을 앞둔 노을이 일부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의 가격과 비슷하게 공모가 수준을 결정했다. 임직원 대부분이 창립 초기부터 회사 지분에 투자하고 있어 시세차익보단 회사의 장기적 성장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의도다.

인공지능(AI) 기반 혈액 진단 플랫폼 기업 노을은 다음달 15일부터 이틀간 기관 투자가들을 대상으로 한 수요예측을 실시한다. 총 150만주를 신주로 발행하며 공모가 희망밴드는 1만3000~1만7000원다. 공모가를 기준으로 한 기업가치는 1355억~1772억원이다.

노을은 2015년 설립 후 세차례에 걸쳐 임직원들에게 스톡옵션을 부여해왔다. 잔여 스톡옵션은 상장 예정 주식수의 1.8% 정도다. 이중 IPO 직전에 부여된 3회차 스톡옵션의 행사가격은 1만3000원이다. 공모가 희망밴드 하단과 동일하다. 3회차를 제외해도 스톡옵션의 행사가는 평균 1만원대다. 밴드 상단 가격보다 40% 정도 낮은 수준이다.

일반적으로 상장을 앞둔 기업들이 임직원 보상 차원에서 공모가격보다 최소 절반 정도 낮은 가격에 스톡옵션을 주는 것과 사뭇 다른 가격이다. 지난해 상장한 바이오기업 중에는 공모가와 스톡옵션 행사가 차이가 40배를 넘은 곳도 있었다.

노을 측은 "상장은 장기적인 회사 성장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공모가나 스톡옵션 가격을 합리적으로 책정했다"고 설명했다. 단기간에 기업가치를 극대화해 스톡옵션으로 시세차익을 보는 것보단 스톡옵션을 받은 임직원들이 오랜 기간 함께 기업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이 더 좋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카카오페이 등 상장한 기업들의 임원진이 대규모 스톡옵션 행사로 '주식 먹튀'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여기에 노을 임직원 대부분이 설립 초기부터 투자자로 참여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노을 관계자는 "시리즈 투자를 받을 때 전문 벤처캐피탈 뿐 아니라 직원들도 함께 참여했다"면서 "숫자로 치면 90% 수준이라 사실상 직원과 투자자로 구성된 회사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억, 수십억원을 노을에 투자한 임직원들은 단순 상장 후 시세차익보단 장기적으로 회사와 함께 성장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면서 "공모가 대비 낮지 않은 스톡옵션 행사가에도 임직원 대부분이 불만을 가지지 않는다"고 전했다.

공모가 수준의 3회차 스톡옵션은 안정권 최고지속가능책임자(CSO) 등 58명의 임직원들이 나눠 받았다. 여기에 우리사주도 참여할 예정이다. 코스닥 상장 법인은 우리사주조합에 공모주식을 배정할 의무는 없지만 노을은 공모주식의 11%를 우리사주조합에 우선 배정하기로 결정했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