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공모주의 상장 첫날 전산장애가 또 한번 반복됐다. LG에너지솔루션 청약에 참여한 투자자들은 주식을 제때 매도하지 못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계속되는 전산장애 사태에 대한 증권사와 한국거래소의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 상장일인 이날 장 초반 하이투자증권의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서 전산장애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 측은 “접속 오류가 개장 후 30~40분가량 진행됐고 그 이후 해결됐다”며 “전산장애 민원이 들어오면 현황을 파악하고 손실 보상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대형 공모주 상장일마다 전산장애 사태가 반복되고 있음에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SK바이오사이언스, SK아이이테크놀로지 등의 상장일에도 전산장애가 발생했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은 400만 명이 넘는 투자자가 일반청약에 참가한 만큼 상장 전부터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이날 KB증권, 신영증권, 신한금융투자 등의 거래시스템도 일시적으로 먹통 현상이 나타났다는 투자자들의 성토가 이어졌다. LG에너지솔루션 청약에 참가한 20대 직장인 A씨는“매도 타이밍을 놓치면서 손해 아닌 손해를 본 기분”이라고 말했다.

이들 증권사는 그러나 이날 전산장애가 없었다고 반박했다. KB증권은 “거래 개시 시간에 주문량이 폭주한 건 맞지만, 내부 전산망 문제가 아니라 거래소 시스템 내에서 주문·체결 통보 지연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거래소는 자체 시스템에 문제가 없었고 증권사의 회선 문제라고 주장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거래소 시스템의 문제라면 모든 증권사에서 동일한 문제가 생겨야 하지만 일부 증권사에서만 오류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