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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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하락장 속에서도 은행주의 상승세가 돋보이고 있다. 향후 올해에만 미국 중앙은행(Fed)이 4번의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전망되는만큼 은행주의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7일 우리금융지주는 4.31% 상승한 1만4550원에 마감했다. KB금융(3.81%), 하나금융지주(2.86%), 신한지주(1.17%) 등도 나란히 올랐다.

미국의 금리 인상과 양적긴축(채권 재투자 중단)의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올들어 국내 증시 색깔은 극명하게 바뀌었다. 메타버스, 정보기술(IT) 플랫폼 등 성장주는 하락세를 거듭한 반면 은행, 보험 등 가치주가 고개를 들었다. 우리금융지주는 올 들어서만 14.17% 상승했다. 하나금융지주와 신한지주도 같은 기간 각각 11.06%, 5.98%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금리가 상승하면 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이 확대되면서 수익성이 개선될거라는 기대감이 반영됐다.

아직 은행주 상승기의 초입이라는 게 증권가의 시각이다. 지난 2017~2018년 미 Fed가 7번의 금리 인상을 단행할 때 국내 은행주는 일제히 큰 폭으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한국은행도 금리를 두 번 인상했다. 미국 금리 인상은 2018년 12월까지 이어졌지만 은행주는 대부분 2018년 초 고점을 찍었다. 2016년말 3만원대 초반이던 하나금융지주 주가는 2018년 초 장중 5만6000원대까지 올라 75.55% 상승했다.같은 기간 KB금융도 59.45% 올랐다.

월가에서는 인플레이션 장기화를 우려하는 미 Fed가 오는 3월을 시작으로 올해 3~4차례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양적긴축은 7월께 들어갈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오는 14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증권가에서는 은행주 가운데서도 하나금융지주를 톱픽으로 꼽고 있다. 지난달 한국경제신문이 10대 증권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올해 유망한 주식을 묻는 질문에서도 3개 증권사가 하나금융지주를 꼽았다.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높아 경쟁사보다 금리 민감도가 높은만큼 금리 인상 영향을 빨리, 많이 받을 수 있는 종목이기 때문이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이 9.5~10.0%로 수익성이 높지만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37배 수준으로 KB금융이나 신한지주 등 경쟁사 대비 낮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수익성 대비 절대적으로 낮은 PBR·PER에 거래되는 대표적인 가치주"라고 설명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