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템. 사진=오스템 홈페이지
오스템. 사진=오스템 홈페이지
코스닥 상장사 오스템이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횡령 사건에 휘말린 오스템임플란트와 사명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때 아닌 폭등세까지 나타냈다. 회삿돈 1880억원을 빼돌린 오스템임플란트 직원이 검거된 데 따른 자금 회수 기대감이 엉뚱한 기업으로 쏠린 것이다.

6일 오후 12시15분 현재 전일 대비 90원(3.85%) 오른 243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중 한때 19.7%까지 치솟기도 했다. 경찰이 자금 회수에 주력하고 있는 만큼 관련 기대감이 몰린 영향으로 보인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상장사 역사상 최대 규모의 횡령 사건에 연루돼 화제의 중심에 선 기업이다. 회사는 앞서 지난 3일 횡령·배임 혐의 확인사실을 코스닥시장에 공시하고 횡령액 1880억원이 회사 자기자본의 91.81%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회사는 이번 횡령 건이 자금관리 직원 한 명의 단독 소행이라고 전했다. 해당 직원 이모씨는 지난 5일 경찰에 붙잡혔다.

앞서 오스템임플란트 사건이 알려진 지난 3일부터 포털사이트의 '오스템' 주식 종목토론방(종토방)에는 오스템을 오스템임플란트로 혼동해 토론방을 잘못 찾은 사람들의 글이 수십개씩 올라왔다. 회사 이름이 긴 탓에 언론 등이 오스템으로 줄여 표기하면서 오스템을 논란의 기업으로 착각한 이들이 많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누리꾼들은 종토방에 '왜 거래정지 안 됐냐', '여기가 1880억원 털린 회사냐', '횡령 사건 발생했는데 지금 사는 사람들은 제 정신이냐', '모회사 같은데 이 종목도 상장폐지 당하냐' 등의 글을 적었다. 일부는 '이름 헷갈려서 우연히 보게 됐는데 괜찮은 회사 같다', '오스템임플란트 때문에 오히려 광고효과가 나타났다' 등 의견을 보이기도 했다.

오스템은 오스템임플란트와 무관한 회사다. 1997년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이 회사는 자동차 부품제조가 주된 사업분야다. 신규사업으로 안마의자 제조사업에도 진출한 상태다. 안마의자 기업 바디프랜드가 오스템 지분 7.1%를 보유하고 있다. 오스템은 바디프랜드와 안마의자 부품 국산화를 위한 공동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번 폭등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의 신풍제지 폭등 사태와 오버랩된다. 신풍제약은 자체 개발한 말라리아 치료제 피라맥스가 코로나19 치료제로 관심 받으면서 2020년 초부터 가파른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이 기간 덩달아 신풍제지도 급등했다. 이는 신풍제약이 잦은 폭등으로 거래정지가 되자 투자자들은 사명이 비슷하단 이유로 신풍제지를 집중 매수했기 때문이다. 당시 신풍제지는 "신풍제약과 사명만 비슷할 뿐 전혀 연관성 없다"고 해명공시까지 했지만 현 주가의 2배가 넘는 가격까지 뛰며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전문가들은 오해를 받는 기업으로서도 적극적인 해명을 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성복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잘못매매하는 일들이 벌어지지 않도록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공시나 보도자료 등으로 적극 해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