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28일) 역대 최대 순매도에 나섰던 개인투자자들이 하루 만에 매물의 대부분을 다시 거둬들였다. 대주주 양도소득세를 회피하기 위해 주식을 팔았다가 양도세 대상 확정이 끝나자 다시 매수한 것으로 해석된다. 배당 권리를 챙긴 기관투자가가 2조4000억원어치 주식을 팔았지만 개인들의 매수로 시장은 사실상 상승 마감했다.

29일 개인들은 유가증권·코스닥시장에서 총 2조9835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지난 8월 13일(3조878억원) 후 가장 많은 규모다. 매수 속도도 빨랐다. 개장 5분 만에 5000억원어치를 순매수한 개인은 오전 9시30분이 되자 양 시장에서 1조원어치 주식을 사들였고, 오전 11시께엔 2조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개인들은 전날 유가증권·코스닥시장에서 사상 최대 규모인 3조1587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그러나 하루 만인 이날 개인은 전날 매도한 주식을 고스란히 다시 사들였다. 개인들은 28일까지 양도세 납부 대상자가 되지 않기 위해 주식을 팔았는데, 대상자가 확정되고 양도세 이슈에서 자유로워지자 팔았던 주식을 다시 거둬들인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개인은 전날 삼성전자(-5916억원), 엘앤에프(-1368억원), SK하이닉스(-1333억원), 셀트리온(-1106억원), 위메이드(-882억원), 에코프로비엠(-882억원) 순으로 주식을 많이 팔았는데, 이날 삼성전자(4507억원), 셀트리온(1506억원), 에코프로비엠(1033억원), SK하이닉스(1003억원), 위메이드(848억원) 순으로 주식을 사들였다.

전날 배당권리를 챙긴 기관투자가는 양 시장에서 2조4000억원가량의 매물을 쏟아내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그러나 개인이 강한 매수세를 보이며 시장은 사실상 상승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89% 내린 2993.29에 장을 마감했다. 일견 하락한 것처럼 보이나 배당락지수와 비교하면 지수는 사실상 상승했다. 올해 현금배당액이 지난해와 같다는 가정하에 유가증권시장의 현금배당락지수는 2978.21이었기 때문에 0.5% 상승 마감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코스닥지수 역시 현금배당락지수(1022.97) 대비 높은 1028.05에 장을 마쳤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