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윌리엄스 미국 뉴욕연방은행 총재가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상은 미국 경제에 좋은 신호”라고 말했다. 지난 15일 열린 Fed의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내년 3차례 금리 인상이 예고된 뒤 증시가 충격을 받자 수습에 나선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윌리엄스 총재는 17일(현지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테이퍼링(채권 매입 감축) 속도를 높였는데 이는 내년 금리 인상을 시작할 수 있다는 선택지를 분명히 만들어 놓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Fed는 지난 정례회의에서 11~12월 150억달러씩 줄였던 채권 매입액(종전 월 1200억달러씩 매입)을 내년 1월부터 300억달러씩 추가로 감축하기로 결정했다. 그럼 내년 3월이면 테이퍼링 절차가 모두 종료되고 금리 인상 준비에 나서게 된다.

윌리엄스 총재는 Fed 내 12개 지역 연방은행 중 핵심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뉴욕연은을 책임지는 인사다. 뉴욕연은 총재는 다른 11개 지역 연은과 달리 1년에 8차례 열리는 FOMC 상임 멤버다. FOMC 상임 부의장을 겸임하면서 제롬 파월 의장을 보좌한다.

윌리엄스 총재는 “금리 인상이 경기 사이클에서 경제가 낙관적으로 개선되고 있다는 신호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며 “경기 회복의 자신감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용 회복과 관련, 그는 “정말로 강한 고용 개선이 이뤄지고 있는 데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며 “실업률이 빠르게 내려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직후였던 작년 4월 14.8%까지 치솟았던 미 실업률은 지난달 4.2%까지 떨어졌다. Fed는 이번 FOMC 회의에서 내년 실업률이 최대 고용 수준인 3.5%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고용과 물가는 Fed 통화 정책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핵심 변수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공개한 경제 전망. Fed 제공
미국 중앙은행(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공개한 경제 전망. Fed 제공
윌리엄스 총재는 “우리는 물가상승률에 매우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인플레이션 수치가 지나치게 높다는 인식에서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6.8%(작년 동기 대비)로, 1982년 이후 39년만의 최고치로 치솟았다. Fed가 주시하는 개인소비지출(PCE) 근원 물가는 10월 4.1%(작년 동기 대비) 뛰어 1990년 이후 31년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PCE 근원 물가 수치는 오는 23일 공개된다.

그는 “물가지수가 너무 높다”며 “우리의 장기 목표인 2%로 낮추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PCE 근원 물가 기준으로 2%로 되돌리려면 물가상승률이 지난달 수치 대비 절반 이하로 떨어져야 한다. 다만 Fed는 이번 경제 전망에서 내년 말 PCE 근원 물가가 2.7%, 2023년에도 2.3%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존 윌리엄스 뉴욕연방은행 총재.
존 윌리엄스 뉴욕연방은행 총재.
윌리엄스 총재는 “테이퍼링 속도를 더 올려서 얻을 수 있는 이익이 별로 없다”며 “매우 신중하게 따져보고 시장과 소통해서 (증시를) 흔들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FOMC 회의 결과에 대해 과도하게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으로 해석하는 걸 경계하고 있다는 분석이 일각에서 나왔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