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국내 증시 비중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어 연말부터 내년 초까지 코스피지수 회복세를 기대해볼 만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증권업계는 외국인 투자자가 베팅하고 있는 반도체, 2차전지 업종 비중을 늘리는 전략을 구사할 만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13일 “외국인이 선물과 현물시장 동반 순매수로 국내 주식시장 비중을 키우고 있다”며 “한국 주식시장 방향성을 결정하고 있는 주체가 외국인이라는 사실이 최근 더 뚜렷해졌다”고 분석했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100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외국인은 최근 12월물 파생상품 만기 때 코스피200선물 만기를 5만2000계약 연장했다”며 “현재 외국인 선물 매수 포지션 규모는 5만7000계약으로 작년 말과 비견할 만한 큰 규모”라고 말했다. 지난해 12월에도 외국인의 대규모 현·선물 동반 순매수가 나타나면서 올 1분기 상승장을 이끌었다. 노 연구원은 “수급 상황만 놓고 보면 지수 회복세에 자신감을 더할 수 있는 환경”이라고 덧붙였다.

외국인은 국내 시장에서 반도체주에 집중 베팅하고 있다. 이달 유가증권시장 외국인 순매수액(2조1000억원) 중 1조9000억원이 반도체주였다. 이는 코스피200, MSCI한국 등 인덱스에서 반도체주가 차지하는 비중을 크게 웃도는 규모다. 신흥국 주식시장으로의 패시브 자금 유입 속도보다 한국 시장 패시브 자금 유입 속도가 빠르다는 점도 주목된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