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브라이언 강 노틸러스벤처스 공동창업자 겸 대표

삼성벤처투자 미국법인 설립멤버
2015년 노틸러스벤처스 창업

펀드1과 펀드2 성과 '최상위권'
피스컬노트 등 유망 스타트업 투자
내년 펀드3 출시 준비

데이터로 새로운 영역 개척한
스타트업에 초기 투자 '대박'

실리콘밸리 돈 몰려 스타트업 고평가
메타버스 가상화폐 '유행' 같은 분위기
"본질적 가치에 대한 의문"
실리콘밸리 최고 투자자가 꼽은 '톱픽'…'메타버스'보단 '빅데이터' [황정수의 인(人) 실리콘밸리]

브라이언 강 노틸러스벤처스 공동창업자 겸 대표(CEO)를 만나면 '신사'가 떠오른다. 강 대표의 차분한 말투, 배려가 몸에 밴 행동, 정중동(靜中動) 행보 등의 영향이 크다. 그러나 강 대표가 운용하는 스타트업(초기 창업기업) 투자 펀드는 신사보단 '전사(戰士)'에 가깝다. 펀드 수익률은 업계 톱을 다툰다. 그가 투자한 말루바, 에디슨소프트웨어, 피스컬노트 등 다수 스타트업은 상장, 대기업의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대박을 터뜨렸거나 대박을 앞두고 있다. 빅데이터와 AI를 결합한 '서비스' 스타트업에 대한 그의 선구안 덕분이다.

강 대표의 정체성과 투자 철학은 그가 창업한 밴처캐피털(VC) 이름이자 앵무조개(사진)를 뜻하는 '노틸러스(nautilus)'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노틸러스는 심해(沈海)에 서식하며 자신을 잘 드러내지 않는다. 껍데기는 '파보나치 수열(앞의 두 수의 합이 바로 뒤의 수가 되는 배열)'의 황금비율을 반영해 '안정성'과 '균형'을 상징한다. 마지막으로 미국의 첫 핵잠수함 이름이기도 하다. 자신을 내세우지 않으면서도 압도적 투자 성과를 안정적으로 이어오는 그의 행보와 닮아있다.

최근 실리콘밸리에 있는 노틸러스벤처스 사무실에서 강 대표를 만나 미국 스타트업(초기 창업 기업) 투자 분위기와 유명 기술과 업종, 투자 성과 등에 대해 들어봤다. 그는 자신에 대해 '올드 제너레이션' 등이란 표현을 쓰며 낮추면서도 빅데이터, 메타버스, AI 등 기술 스타트업 투자와 관련해선 확고한 관점을 제시했다. 인터뷰를 질의응답 형식으로 정리했다.
실리콘밸리에 몰리는 돈…기업 고평가 우려도
▶노틸러스벤처스 소개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실리콘밸리에서 있는 초기 단계 스타트업(창업 초기 기업) 위주로 투자하는 회사고요. 주로 높은 기술가치가 있는 딥테크놀로지(심층기술)업체들 위주로 투자합니다. 딥테크놀로지나 독창적인 비즈니스 중심으로 혁신성이 회사들에 투자를 하고요. 펀드는 2개를 운용 중이고 총 26개 투자했는데. 엑시트(스타트업 창업자가 회사를 팔고 투자금을 회수하는 것)도 몇 개 나왔습니다. 특정 업종에만 집중하진 않습니다."

▶대표님 경력 간단하게 말씀해주시죠.
"저는 삼성벤처투자 미국법인에 10년 정도 있었습니다. 제 펀드엔 삼성 등 한국 대기업들, 대만 폭스콘, 그리고 중국 몇몇 기업들이 출자를 했습니다. 노틸러스벤처스는 실리콘밸리에서 초기 업체들을 발굴해서 투자하고, 저희에게 출자한 대기업들하고 스타트업을 연결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노틸러스에 출자한 대기업들은 실리콘밸리 최신 동향, 새로운 기술, 새로운 업체들을 발굴하고, 투자하고,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습니다. 저는 그런 스타트업들에 글로벌컴퍼니를 연결해주고 기업가치를 향상시킬 수 있게 합니다. 노틸러스, 출자자, 스타트업 모두 '윈윈'하는 그런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플랫폼을 갖고 있습니다.

▶요즘 실리콘밸리 시장 분위기는 어떤가요
"전반적으로 기업들이 가치를 좋게 평가 받고 있습니다. 장부 가격으로 보면 상황이 좋습니다. 여러가지 영향이 있겠지만 돈이 많이 풀리다보니까 좋은 회사에 돈이 많이 몰리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까 '빈익빈부익부' 현상 때문에 좋은 회사들이 펀딩을 더 받고 그런 상황입니다. 한편으론 신규투자를 해야하는데 회사들의 가치가 너무 올라가서 어려운 부분이 많습니다. 벤처캐피털 뿐만 아니라 상장한 회사들 봐도 그렇고 집 가격 올라가는 것도 그렇고요. 돈이 많이 풀리다보니까 밸류에이션이 가장 많이 올라간 것 같습니다. 조정이 있어야할텐데요."
메타버스 가상화폐 관련 스타트업, "본질 가치가 어느정도인지 의문"
▶투자할 곳이 마땅치 않아서 기업들의 고평가가 진행되는 건가요.
"지난 50년 동안에 업계에서 이미 굵직굵직한 것들 많이 나와서, 시장이 성숙한 거 같아요. 돈이 있는 펀드들은 새로운 투자처를 찾아야하는데 뭐라고 표현해야할까요. 가격들이 (비싸져서)...돈을 써야하는 입장에서 마음대로 쓰지 못하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특정 업종을 말할 수는 없지만 '메타버스'와 '가상화폐' 관련 업종과 관련해선 물론 모든 기업에 해당되는 건 아니지만, '본질의 가치가 얼마나 있냐'보다는 '돈을 어디에든 투자해야 입장에서 들어가는 경우'도 많은 것 같습니다. 지난 수십년 동안 반도체, 이동통신 한 번 씩 일어나서 성숙했고 새로운 것들 투자해야하는데 눈에 쉽게 보이지 않아서,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개념의 회사들이 뭔가 있어보이는거죠. 이런 게 가격을 올리는 역할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메타버스에 대해선 어떻게 보십니까.
"실제로 세상에서 벤처캐피털이나 다른 투자자들한테 대우받는 것만큼 본질 자체가 대단한 기술이냐, 가치가 있는 대단한 사업이냐 의문이 있습니다. 20년 전에 싸이월드 만들어서 도토리주고 그런 것이 확장된 개념인데, 여러 펀드에서 '메타버스 기업 하나 정도는 투자해야지' 이런 분위기가 있는 것 같아요. 유행처럼 그런 것들이 많습니다. 제가 투자한 지 20년 돼서 '옛날 세대'라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저는 조금 이해가 안 되는 부분들은 있습니다(웃음)."

▶노틸러스가 투자한 회사들의 공통점이 있나요.
"데이터가 생성되고 분석하는 게 사업화가 되는 과정에서 그 데이터 생태계에서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거나 사업을 하는 업체들 위주로 투자를 합니다. 그런 큰 그림 안에서 데이터를 수집하는 센서기술에도 투자하고요. 초기 투자한 회사들은 딥러닝 알고리즘을 개발하던 회사들이고, 데이터를 관리하기 위한 클라우드서비스 기업에도 투자했습니다. 심지어 데이터센터가 늘어나면서 서버하고 스토리지(저장소)를 연결하는 케이블 관련 신기술 기업에도 투자했습니다. 그리고 데이터를 통해서 새로운 '인사이트'를 뽑아내고 기존에 있던 사업에 적용을 해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그런 비즈니스 모델에 투자하고 그렇습니다."

▶빅데이터 투자에 대해 좀 더 설명해주신다면요.
"데이터를 뽑아내는데, 존재하지 않던 방법을 통해서 데이터를 뽑아내는 센서회사들에 투자한 게 있고요. 데이터 분석이라고하면 각종 데이터들을 추출해서 라벨링(데이터에 값을 붙이는 것)을 하든지, 데이터베이스화해서 분석할 수 있는 분야죠. 클라우드 인프라스트럭쳐 서비스가 될 수 있고 칩이 될 수도 있고요. 데이터를 전해주는 케이블을 대체하는 새로운 하드웨어가 될 수 있고, 데이터를 분석하는 모델을 만드는 알고리즘, 그런 것들을 골고루 투자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가서 데이터들이 나오면 그걸로 어떻게 돈을 벌겠냐 비즈니스 이노베이션을 가진 회사들 찾아서 몇 군데 투자를 했습니다."
로보틱스와 배터리에도 관심...MS가 인수한 AI스타트업 '말루바'에 투자
노틸러스벤처스 회의실 벽에 붙어 있는 화이트보드엔 투자 업종에 대한 키워드가 몇개 적혀있었다. 여기에 대해 질문을 해봤다.

▶화이트보드에 영업기밀이 써있는 것 같은데 배터리 많이 보십니까
"배터리분야는 사실은 전기차 시장이 생각보다 빠르게 도래하고 있어서 수요가 상당합니다. 특정 대기업 분들 만나보면 '물건을 제대로 조달할 수 있다'는 전제로 100조원 정도의 오더를 쌓아놓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사실 머티리얼즈 쪽은 투자를 많이 안하는데, 배터리는 관심분야고 딜들을 많이 보고 있습니다. 한 두개가 대박이 터져서 상용화가 된다면, 몇 십억, 몇 백억 시장이 나올 겁니다. 그런데 뭐랄까 조금씩 개선되는 건 나오는데 0에서 1로 급격하게 올라가는 건 그런 배터리 기술은 안 보이느 것 같습니다. 연구 차원에선 어느정도 구현이 되는데 상용화의 난제가 많습니다. 시간이 걸리는 것 같습니다."

▶테슬라 때문에 로보틱스도 관심인데요.
"로보틱스는 앞으로 10년 20년 계속 새로운 게 나올 수 있을 것 같아요. 얼마 전에 일론 머스크가 테슬라 발표한 데서 로봇 들고 나왔잖아요. 저희가 생각하는 로봇 외에도 '산업용 로봇'도 계속 발전하고 있고요. 그런 것들 센서나 카메라나 이런 것들하고 융합돼서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해서 실시간으로 변하는 상황에 적응할 수 있고 그런 걸 개발하는 업체를 많이 보고 있습니다."
실리콘밸리 최고 투자자가 꼽은 '톱픽'…'메타버스'보단 '빅데이터' [황정수의 인(人) 실리콘밸리]

▶핀테크도 적혀 있네요
"저희가 가상화폐, 암호화폐는 안 봅니다. 블록체인을 이용해서 기존 기업용 솔루션에 들어갈 수 있는 부분들, 물류라거나 공급망 관련된 건 많이 검토하긴 했는데 투자까지 이어지진 않았고요. 아직까지 중점적으로 투자가 되지 않았습니다. 적어놓은 것들이 연초에 '한 번 봐야하지 않겠냐'고 생각한 것이라서요. 배터리나 로보틱스 핀테크 이런 것들 기존엔 사실 많이 안 봤다. 앞으로 중점적으로 보자 이런 업종입니다."

▶투자했던 기업 중 기억나는 성공 사례 좀 들려주세요.
"딥러닝 알고리즘 개발하는 회사였고 실제로 이세돌씨하고 바둑 대국을 펼쳤던 '딥마인드'하고 유사한 기술을 가진 회사였습니다. 딥마인드보단 1년 정도 늦게 시작한 회사입니다. 그 회사 이름은 '말루바'고 캐나다 회사고요. 사연이 깁니다. 삼성벤처에 몸 담고 있던 2011년에 대학교에서 갓 졸업한 네명을 만났죠. 당시 애플 시리가 발표됐는데, 시리를 대체할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인공지능(AI)로 언어학(링기스틱스)를 배제하고 자동화할 수 있다고요. 삼성에서 200만불 투자하고 지분 33%를 가져갔었죠. 회사에 네 명 밖에 없었어요. 아이디어가 좀 새로웠고 저희가 연구소 통해서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기존에 존재하지 않던 방법'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펀드를 차렸을 땐 딥러닝 개념을 도입해고요. 거기서 한 번 더 갈아타서 모든 프로세스를 자동화할 수 있는 그런 기술을 개발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여기 나와사 시리즈A를 리드했었고요. 그 회사가 기술적으로 새로운 개념들을 선보이고 그러면서 마이크로소프트에서 2017년에 인수를 했습니다."
이메일 활용해 빅데이터 수집하는 '에디슨소프트웨어' 유망
▶말루바와 MS 관련된 뒷얘기도 있다고요.
"당시 고민하다가 투자를 하게됐는데, 그때는 지금하고 세상이 달랐어요. 2016년에 전 세계에서 딥러닝 알고리즘을 공부하고 박사 따고 졸업해서 나온 사람들이 30명 남짓이었습니다. 주류기술이 아니었기 때문이죠. 그러다보니 딥마인드를 구글에서 인수하고, 사람들을 뽑아야하는데 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소문까지 돌았죠. 사실 딥마인드 인수에 마이크로소프트도 뛰어들었다고 들었거든요. 그런데 구글에선 박사 한 명당 2000만달러를 계산했고 MS는 1000만달러를 계산했는데, 그 차이 때문에 딥마인드가 구글에 팔렸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나서 2년이 지나서 말루바가 회사 소개를 하니까 마이크로소프트 CEO가 비행기타고 와서 미팅하고 그 자리에서 사고 싶다고했다더라고요. 협상에 들어갔는데 박사 한 명 당 1200만달러, 총 1억7000만달러가 나왔다고해요. 말루바는 현재 캐나다 몬트리올 마이크로소프트 AI리서치의 전신입니다. AI 몬트리올의 핵심 조직으로 운영되고 있어요."

▶AI 관련해서 재밌는 스타트업에도 투자하셨다고요.
"데이터를 갖고 분석을해서 돈을 버는 모델을 가진 회사입니다. '에디슨소프트웨어'라고요. 사업은 구글 애플이든 이메일 앱 있는데 '어시스턴트' 기능을 제공하는 회사입니다. 이메일이 많이 들어오는데, 에디슨소프트웨어는 이메일이 들어올 때마다 본문에 '수신거부를 하시겠습니까' 이런 문구가 있는 '스팸성 메일'을 다 모아놓습니다. 사용자들은 들어가서 한 번에 클릭하고 삭제하면 됩니다. 그리고 물건을 사면 배송조회 메일도 오잖아요. 이걸 다 관리해서 개별적으로 안 들어가도 링크를 타고 들어가서 비행 스케줄, 연착 같은 거 확인해서 알림 보내주고, 이런 걸 AI를 활용해서 해주고 공짜 앱입니다. 유저입장에선 좋고 가입자가 400만명이 됩니다.

▶에디슨소프트웨어는 어떻게 돈을 버나요
"방금 말씀드린 서비스로 돈을 버는 건 아니고요. 사업전환을 해서 요즘 하는 비즈니스가 뭐냐면 이메일에서 이커머스 영수증을 모아서 개인정보 이슈를 일단 제거하고요. 400만 가입자에게 이메일로 오는 우버 등의 영수증 분석해요. 우버가 어느 시간에 어떤 퍼포먼스를 어떻게 하고 그런 게 다 나오거든요. 그걸 필요로하는 곳이 어디냐. 바로 우버의 경쟁업체인 리프트죠. 리프트한테 빅데이터 팔고, 우버한테는 리프트 데이터를 팔고요. 그럽헙(GrubHub) 데이터 모아서 다른 데 팔고, 호텔닷컴 데이터 모아서 팔아서 어디에 팔고 그거를 모아서 그런 비즈니스를 하는 장사를 하거든요. 이게 데이터를 분석하는 비즈니스입니다. AI가 자연어 검색을 해서요. 2년 전 기준으로 트래킹하는 브랜드가 2만개입니다. 기계가 다 읽어서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게 합니다. 99%의 데이터는 AI가 분석하고 1%는 중국에 있는 20명의 싼 노동력을 활용하고요. 꽤 많은 브랜드들이 활용하고 있고, 심지어는 사모펀드, 헤지펀드들도 고객입니다. 기업 실적을 예측할 수 있어요. 예를 들어 아마존 실적은 아마존 영수증을 보면 예상할 수 있는거죠. 이런 데이터를 에디슨이 헤지펀드나 사모펀드에 팔고 이 데이터를 애널리스트들이 분석해서 '주식 사라, 마라' 이렇게 의견 낼 때 활용하는거죠. 그런 비즈니스합니다.

▶에디슨엔 얼마 투자하셨나요.
"여기에 400만불 투자 들어갔고요. 초기 투자에 300만불했고요 추가 투자 100만불 들어갔습니다. 조만간 좋은 소식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에디슨소프트웨어는 인터뷰 이후 데이터 서비서업체 'Yipit'에 팔렸다.)
유망 스타트업 '피스컬노트'에도 투자…연내 상장 전망
▶펀드1 사례인데, 펀드2의 실적은 어떻습니까.
"펀드2는 실제로 2019년부터 투자를 해서 진행을 하고 있고 6개 업체 투자했습니다. 펀드2에서 투자한 기업 중엔 피스컬노트가 떠오르네요. 팀 황이란 한국계 젊은 인재가 창업한 회사고 노틸러스는 지분 참여를 했습니다. 조만간 상장할 것으로 전망되고요, 지금 상장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피스컬노트도 데이터를 갖고 사업합니다."

▶피스컬노트와 팀 황, 얘기는 많이 들어봤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죠.
"역시 데이터와 AI 기업이고요. 글로벌회사들이 사업을 하려면 각국 정부의 각종 정책 규제 등을 확인해야합니다. 특히 에너지 관련된 회사들, 프라이버시(개인정보) 관련된 회사들, 우버 같이 공유경제에 참여하는 회사 등은 주 정부, 연방 정부, 시에 따라 사업을 하느냐 못하느냐가 결정되기 때문에 특히 중요하죠. 그래서 예컨대 셸 같은 에너지회사는 전 세계에서 사업을 하니까, 각종 규제에 실시간으로 대응하고 사업전략을 준비하는 것을 1000명 정도의 데이터사이언스팀이 하고 있더라고요. 이 회사가 하는 것도 자연어 검색과 AI 기술입니다. 각종 공지사항, 정책, 규제를 찾아서 변화하는 걸 분석하고, 이와 관련된 인사이트를 회사들에 제공하죠. 요즘엔 더 나아가서, 정책이 어떻게 진행될 지 예측하는 서비스도 있습니다. 현재 존재하는 법이나 규정이 향후 바뀐다는 것이 인지가 되면, 거기에 관여를 투표를 하는 이해관계자들의 프로필을 뽑아서 분석하고, 트렌드 분석하는겁니다. 그래서 규제가 향후 어떤 절차를 거쳐서 입법이 될 지 등에 대한 것도 기업들에 제공하고요. 전 세계에 8000여개 다국적기업들이 피스컬노트의 서비스를 활용합니다. 국내 대기업들도 대부분 다 고객사로 알고 있습니다. 매출은 이미 1000억원을 넘었고요. 팀 황은 아직 20대인데, 대단한 스타트업 창업자입니다."

▶미래엔 어떤 업종이 유망할까요.
"우선 전기차 수소차 시장이 올 거라는 것 확신이 있습니다. 인공지능(AI) 기술 관련해선 2016년엔 공부하면서 투자했는데, 이제 사람들이 딥러닝은 '몰라도 알게 되는' 수준이 됐죠. AI 알고리즘만 갖고 있는 회사는 어려울 것 같고, 이를 활용해서 새로운 사업을 만드는 에디슨소프트웨어 같은 사업 모델을 찾고 있어요. 데이터를 활용해서 기존 시장을 대체하고 새로운 이익을 만들 수 있는 곳이요."
노틸러스벤처스 사무실 입구

노틸러스벤처스 사무실 입구

▶스타트업 발굴 때 노틸러스만의 강점이 있다면요.
"저는 삼성에 있었고 제 파트너는 폭스콘 CVC(기업 소속 벤처캐피털)에서 오래 있었습니다. 일반적으로 CVC는 VC보다 스피드, 유연성이 떨어져요. 투자를 하고 싶어도 못 할 수가 있죠. 본사 여러 사업부에서 반대한다든지 그런 경험을 했고요. 투자를 하고 싶은데 못하는 게 많습니다. 저는 CVC를 경험하고 시작했으니까 친한 전략투자기관 친구들이 많이 있습니다. 저희가 투자한 26개 포트폴리오 중에 CVC와 함께 투자한 것들이 6-7개가 됩니다. 저희들이 LP(출자자들)에게 말하는 차별화 포인트입니다."

▶펀드 1과 2의 성과는 어떻습니까.
"펀드2는 아직 초기라서 성과가 나쁘진 않은데 실제 엑시트는 없고요, 피스컬노트가 상장을 하면 첫 번째가 되지 않을까요. 첫 번째 펀드는 엑시트 4개가 나왔고, 2개가 상장했고 하나는 M&A가 됐고 다른 거 하나는 말씀은 못드리는데 아직 발표가 안 나서 4개가 실현된 엑시트가 나왔습니다.(인터뷰 이후 에디슨소프트웨어가 팔렸다는 뉴스가 나왔다.) 시장의 밸류가 많이 올라가서 많이 혜택을 받긴했는데, 펀드 1은 장부 가격의 3배 정도 나온 것 같고, 기대치는 그것(3배)보다 더 나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펀드1은 2015년에 런칭했으니까 만기 2025년까지 성과 괜찮을 것 같고요. 펀드2는 현재 기준으론 엑시트는 없지만 회사 상태, VC들의 관심도, 엑시트 가능성 봤을 땐 제 개인저인 의견이지만 펀드 1보단 상황이 좋다고 느껴져요."
창업자가 자본금까지 책임지는 한국...미국은 VC가 재무투자 도맡아
▶한국 스타트업과 벤처캐피털 생태계는 발전 중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10년 전만해도 스타트업이 투자를 받으려면 창업자가 집 담보 받고 자본금을 마련해야했어요. 저는 VC를 미국에서 처음 시작했으니까, 당시에 '자본금이 뭐지' 이런 생각을 했죠. 한국에선 '창업자가 회사에 목숨 걸었어' 이런 의미에서 자본금을 마련합니다. 그러니까 내 회사란 생각을 할 수 밖에 없고요. 지금은 아닙니다. 그리고 스타트업에 투자할만할 때 VC들이 들어와서, 금융업무하듯 2~3배 버는 그 모델 갖고 투자를 했죠. 그러니까 VC 지분 자체가 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훨씬 적고, 창업자들은 '이게 내 회사' 이런 생각을 합니다. 창업자가 매각에 대한 것도 결정하고 이사회 구성도 다 하죠."

▶미국은 어떤가요.
"미국은 전혀 그런 게 없어요 창업자는 경험과 아이디어를 갖고 VC들에 어필하면, 처음부터 재무적인 위험은 VC 같은 투자자들이 짊어지는거죠. 그렇게해서 창업자들이 성공하면 VC들은 지분 계속 가져가면서 엑시트까지 잘 되는 것이고요. 잘 안되고 '창업자가 말한 게 다 거짓말이네' 이런 생각이 들면 바로 잘라낼 수 있거든요. 여기서 모든 창업자와 투자자의 관계들이 시작됩니다."

▶스톡옵션 문화도 좀 다르다고요.
"네 미국에선 직원이 들어오면 레벨에 따라 스톡옵션 지급 계획을 4년 정도 정해놓고 하는데, 한국 스타트업은 10년, 20년 기간으로 정해놓고요. 그것도 엑시트 해봤자 얼마 나오지도 않습니다. 미국에선 하나 대박 터지면, 예를 들어서 부사장(VP)레벨이 시리즈B 시기에 들어가면 지분 1% 정도 왔다갔다하면서 받는데, 유니콘이 나오면 1000만달러가 되는 거잖아요. 한국에선 엑시트 해봤자 몇 백만원 많앙, 몇 천만원 그렇게 흘러가고 있으니까요. 지분도 임직원들에게 적게 주고요. 그래도 요즘엔 많이 나아졌어요."

▶한국 스타트업 문화는 개선되고 있는 걸로 보이십니까.
"10년 전엔 다들 열심히 공부해서 대기업들어어가는 게 인생목표였죠. 요즘엔 스타트업 대박들이 나오니까 '굳이 삼성가서 일해야하나' 이런 생각을 할 겁니다. 한국 SW업체 만났는데 SW엔지니어 한 명한테1억 줘야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2010년 초반엔 5-10년 차 엔지니어들 연봉 5000만원 밖에 안 됐어요. 요즘엔 거의 삼성 정도 가는 월급 줘야하고, 지분도 여기에 맞게 떼어줘야하거든요. 이젠 사람들이 계산을 해보기 시작해요, 조(兆) 단위 엑시트들이 나오니까 훌륭한 인재들이 모일 수 있습니다. 그런 것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해결이 되고 많이 나아졌어요."
헬스케어 관련 한국은 시장 작고 규제 많아

▶요즘 한국계 유니콘들이 많이 나왔어요.
"몰로코라고 디지털광고사업 하는데, 그 분들 대단한 게 광고 비즈니스가 10년 전에 휩쓸고 가고 나선 한동안 아무도 투자 안하던 것인데요. 한국분들이 시작해서 터프한 곳을 뚫어서 유니콘을 만들었다는 게 대단합니다. 창업자(안익진 대표)가 구글에 다니다가 '나도 이런 것들 해볼 수 있다'고 생각하고 스타트업 창업했는데요. 그런 광고와 관련된 기술, 저희가 많이 알고 있는 'SaaS'(기업 서비스용 소프트웨어) 비즈니스는 한국엔 여러 이유로 존재하지 않거든요. 결국은 한국에선 이런 창업 에코시스템이 미국하고 괴리감이 있습니다. 그래서 여기서 창업을 해본 분들의 지식이 한국으로 흘러가서 전파가되고 그런 과정이 앞으로 3~4년 진행되면 다양한 회사들이 한국에서 나올 것 같아요."

▶헬스케어 같은 산업은 아직 한국 규제가 많은데요.
"한국에서 개발한 기술인데 한국에서 사업을 할 수 없어서 미국으로 나온 사례가 있습니다. 서울대에서 유전자 분석해서 개인이 약에 대해서 어떻게 반응할 지 분석하는 서울대 교수가 계셨습니다. 미국 헬스케어 인더스트리가 전 세계 국방비를 합친 것과 비슷한 규모 시장이거든요. 이 기술을 개발하고 한국에서 성공했다고 가정했을 때 만들 수 있는 시장 규모가 미국에서 성공했을 때의 '100분의 1' 밖에 안되더라고요. 미국으로 나올 수 밖에 없었죠. 그래서 한국계 미국인 CEO가 미국에서 회사 차려서, 추가 특허를 만들고 사업을 하고 있어요. 이런 회사들이 지금 막 상용화가 돼서, 올 4분기 매출 나올건데, 그런 회사들이 성공을 하게 되면 몇 조 짜리 그림을 그릴 수 있다고 하니까요. 한국의 독특한 기술들을 미국에 적용하는 노하우를 가진 사람들이 많이 나와서 미국에서 사업을 해보면, 한국에도 지식이 전파되고 발전할 것입니다."

▶한국에서 스타트업이 미국으로 많이 나와야할까요.
"한국에서 성공할 수있는 건 하면 되는데 미국시장에서 더 크게 할 수 있다면 안 나올 이유가 없습니다. 요즘 젊은 창업자들은 CEO를 두는 것에 대해서도 부담스러워하지 않고요. 예를 들어서 창업자가 언어적으로 어려우면 미국에서 한국인이 아니더라도, 같이 합쳐서 할 수 있고 그런 것들이 많이 열려져 있습니다. 5년 전에 한국 창업자분들 만나면 꼭 여쭤보는 게 '현지 영업인력과 CEO 영입하는 거 어떻게 생각하냐'고 제안하면 '괜찮다'고는 하는데 얼굴을 보면 아닌 경우가 많았거든요.(웃음). 요즘 젊은 친구들은 왜 안되겠습니까란 얘기를 해요."

▶스타트업이 성공하기 위해서 갖춰야할 요건은 무엇일까요.
"아무리 기술이 좋아도 회사의 성패를 가르는 90%는 사람의 영업능력이에요 M&A하든 나스닥 상장을 하든 제품을 갖고 영업해서 팔아야하는데, 결국 이게 사람의 능력이거든요. 창업자들이 '세상에 자기 기술이 나오면 모든 사람이 살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절대 안 사거든요. 결국은 한국에서 독창적인 기술이 있어도 미국에서 장사를 하려면 고객 만나서 세일즈해야해요. '이게 왜 필요한 지 알려줄게' 이게 돼야합니다. 이걸 100% 잘 할 수 있는 사람 아니면 성공 못해요."
스타트업 창업자의 '영업능력'이 가장 중요
▶스타트업 투자를 결정할 때 가장 많이 보는건요.
"제일 기본적인 충족조건은 시장이 존재하느냐입니다. 세콰이어나 호로위츠 같이 조 단위 투자하는 VC들 말고는 시장이 있어야해요. 참고로 세콰이어가 구글에 투자할 때 구글이 '없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했는데 1100만달러를 다음달 투자한다고 결정했거든요. 이런 대형 VC 말고는 일단 시장이 있어야해요. 그 다음엔 제품도 보지만 사람을 봐요. 결국 사람입니다.

▶요즘 코로나19 때문에 사람 만나는 게 쉽지 않을텐데요.
"그래서 어려운 부분들이 있어요. 사람을 만나서 커피도 마시고 사람사는 이야기하고 그래야 여러가지 볼 수 있는데 그런 것들이 제한적이죠. 투자하는데 애로사항이 있습니다. 일단 그게 중요하고 그 다음에 물건하고 기술들의 독창성과 차별성이죠. 경쟁자를 막을 수 있는 방법들을 봅니다. 그런데 결국은 사람입니다. 아까 말씀드린 SaaS 시장에서 없는 기술 나오는 것이 아니거든요. 그걸 파는 건 사람 능력인데, 사람 만나서 설득을 해야하거든요. 제가 삼성 때부터 약 70개 기업에 투자했는데 '기술만 갖고 성공한 회사'는 정말 하나도 없었습니다. CEO의 영업능력이 안좋은데 기술 갖고 성공한 건 없었고요. 별 것 아닌 기술을 갖고 봉이 김선달의 물장사처럼 이렇게 해서 성공한 회사들은 있었어요."

▶내년 상반기 출시할 세번째 펀드는 어떻게 준비 중이십니까.
"큰 그림은 다르지 않습니다. 특정 섹터만 투자하는 건 아니고, 데이터, 남아 있는 투자처 중엔 데이터가 가장 큽니다. 데이터에 대한 양도 1년에 몇 배씩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활용하는 데이터는 전체의 1%도 안 될 것 입니다. 분석을 하고 활용을 해서 데이터 에코시스템 안에서 가치를 만들어내는, 그런 비즈니스 모델을 하는 회사를 투자하려고요."

▶한국 스타트업에도 관심을 갖고 계십니까.
"한국 쪽에서 나오는 아이디어를 여기로 가져오거가, 한국시장으로 진출하려고하는 미국회사들에 관심 있어요. 지금까지 펀드에선 한국투자 지분을 10~15% 수준으로 유지했는데, 이번엔 조금 늘려볼까합니다."
미래의 벤처캐피털리스트, "사람들 자주 만나고 귀 넓혀야"
▶벤처캐피털리스트에게 필요한 자질이 있다면요.
"사람들 많이 만나야하고요. 호기심 많은 건 타고 나야하는데, 세상 돌아가는 것에 대해 귀를 기울이면서 잡다한, 좀 여러가지 지식들을 많이 듣고 경험해야죠. 그러면 업종이 다른데도 헬스케어쪽의 프로세스를 다른 업종들에 적용하고 이런 게 가능하거든요. 귀를 넓히고 여러 군데 뛰어다니면서 사람들 많이 만나고 본인 네트워크 만들어야합니다. 사실 타고나야하는 부분도 있고 저도 사람들 많이 만나는 건 아니지만, 그게 제가 젊은 분들에게 드리고 싶은 이야기입니다."

▶대표님의 최종 목표는 무엇입니까.
"저도 '빨리 은퇴하자' 기본적인 것이고요(웃음). 제 개인적인 목적을 이루는 과정에서 한국 VC, 한국 스타트업들이 미국에 와서 성공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 싶어요. 유니콘 나오고 있고 대박이 나서 '미국가서 성공하면 대박이 나는구나' 그런 것들이 더 진행되도록 좀 더 도와드리고 싶은 부분이 있어요. 저희가 투자한 회사 중에 2개가 한국에서 시작해서 미국으로 진출하려는 회사들이 있어요. 성과가 좋은 케이스를 몇개 만들어서 '되는구나'라는 걸 보여주면 스타트업에 인재가 몰리고,선순환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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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황정수 특파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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