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과 글로벌 가구업체 이케아 등 9개 다국적 기업들이 2040년까지 해상운송 시 탄소배출량이 제로(0)인 선박만 이용하겠다고 선언했다.

1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 싱크탱크 아스펜연구소가 발족한 해운 탈탄소 프로젝트 '코제브'에 9개 다국적 기업이 참여하기로 했다. 아마존과 이케아 외에도 유니레버, 자라, 미쉐린, 파타고니아 등도 프로젝트에 이름을 올렸다.

해운산업이 매년 내뿜는 탄소는 10억t에 달한다. 독일의 연간 탄소배출량과 맞먹는다. 국제해사기구(IMO)에 따르면 해운산업의 탄소배출량은 전 세계 탄소배출량의 2.9%를 차지하고 있다. 국제해운업계도 2050년까지 탄소배출량을 2008년 대비 50% 줄이기로 합의하는 등 자체적으로 탈탄소를 위해 속도를 내고 있었다.

하지만 천문학적인 비용이 걸림돌로 지적됐다. 탄소배출량을 줄이기 위해서는 암모니아 연료 등 새로운 연료를 개발하고 선박을 건조해야 한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따르면 2050년까지 전 세계 해운산업이 탄소배출량 제로를 달성하기 위해서 투자해야 하는 금액은 2조4000억달러(약 2820조원)에 달한다.

이번 프로젝트로 해운업계가 탈탄소 투자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게 됐다. 아마존과 같은 고객들이 앞으로 탈탄소 선박을 원한다는 확실한 보장이 있어야 해운업계도 확신을 갖고 투자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FT는 "다국적 기업들의 프로젝트 참여가 해운업계에 탈탄소 투자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세계 최대 해운업체 머스크의 모르텐 보 크리스티안센 탈탄소 부문 책임자는 "해운업계 입장에서 이는 최고의 소식으로 해운업계의 탄소중립을 장려한다"고 했다.

9개 다국적 기업은 정책 지원을 촉구했다. 해운업계의 탈탄소를 위해 엄청난 비용이 드는 만큼 전방위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들은 이 프로젝트를 파리기후변화협약과 연계하는 방안과 탄소세 도입 등을 요구했다. 이케아는 이번 프로젝트를 두고 "정책 지원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