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라일 공동설립자 루벤스타인 "스태그플레이션은 지나친 걱정"
글로벌 사모펀드 칼라일의 공동 설립자인 데이비드 루벤스타인(사진)은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 상승)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17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베벌리힐스 힐튼호텔에서 열린 ‘밀컨 글로벌 콘퍼런스 2021’에서 “모두가 그것(스태그플레이션)을 걱정하고 있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최근 원유, 천연가스 등 원자재 가격 상승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경기둔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1970년대식 스태그플레이션이 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1970년대 석유파동 당시 미국 소비자물가는 두 자릿수로 상승했고, 경제는 역성장했다. 루벤스타인은 자신이 스태그플레이션이 있던 1970년대를 겪은 사람이라는 점을 상기시키면서 “물가가 그렇게 높게 오른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글로벌 경제에 부담이 되고 있는 공급망 혼란에 대해서도 “몇 달 뒤에는 괜찮아질 것”이란 긍정적 전망을 내놨다. 물류 병목현상으로 빚어진 물가 상승이 둔화될 것이란 분석이다. 그는 유망 투자처를 묻는 질문에 “성장기업(growth capital)에 투자하라”고 답했다. 경기 회복세가 이어지면서 정보기술(IT) 회사 등 성장기업 랠리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최근 경기둔화, 미국 중앙은행(Fed)의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과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가 커지며 대형 기술주는 조정을 받아왔다.

루벤스타인은 글로벌 사모펀드 칼라일의 공동 설립자이자 공동 회장이다. 1987년 설립된 칼라일은 2600억달러(약 308조원)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밀컨 콘퍼런스는 밀컨연구소가 매년 LA에서 여는 행사로 ‘미국판 다보스포럼’으로 불린다. 특히 금융부문에 초점을 맞춰 세계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로 비대면으로 치러졌지만 올해는 2년 만에 대면 행사로 열렸다.

싱크탱크 밀컨연구소를 설립한 마이클 밀컨은 1980년대 고위험 고수익 채권인 정크본드 시장을 처음 개척한 인물로, ‘정크본드의 왕’으로 불렸다. 주가 조작과 내부자 거래 혐의로 복역하기도 한 그는 이후 자선사업가로 변신했다. 밀컨연구소는 1991년 설립됐다.

베벌리힐스=강영연 특파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