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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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잠잠했던 공매도 폐지 운동이 다시 불붙고 있습니다. 최근 공매도가 다시 급증하면서 개미들이 투자한 종목들이 일제히 급락한 것이 발단이 됐습니다. 공매도를 완전히 폐지해 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도 일주일 만에 5만5000명을 돌파했습니다.

이런 움직임에 대해 큰손들은 불편함을 표시하고 있습니다. 자본시장 생태계에 ‘꼭 필요한 제도’를 개미들이 뒤엎으려고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구체적으로 왜 공매도가 필요하다는 것일까요. 불개미 구조대가 큰손들의 생각을 취재해봤습니다.

한 사모펀드 운용사 대표는 상장사들이 공매도를 ‘들먹이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했습니다. 주가 하락에 대한 핑계가 필요할 때 공매도를 지목한다는 것입니다. 운용사 대표는 셀트리온 주주들과 셀트리온 경영진을 구체적 사례로 들었습니다.

운용사 대표는 “글로벌을 꿈꾸는 기업이라면 실적으로 증명하면 되는 것이지, 공매도 때문에 기업을 못하겠다고 하는 것은 말도 안되는 핑계”라고 했습니다. 그는 “실적이 오르면 공매도가 알아서 떠나는 게 시장의 원리인 것을 모르냐”고 했습니다.

다른 운용사 최고운용책임자(CIO)는 개미들이 공매도를 실제로 해보지 않아서 그렇다고 했습니다. 그는 “공매도는 수익이 최대 100%로 제한돼 있지만, 손실은 주가가 오르는 만큼 무한대로 불어난다”며 “조금이라도 주가가 오를 것 같은 종목은 공매도를 칠 수가 없다”고 했습니다. 공매도가 몰리는 종목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는데 개미들이 ‘팩트’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공매도와 똑같은 상품이 있는데도 개미들은 수익을 못 냈다고 언급했습니다. 운용사 CIO는 “인버스, 곱버스 등 지수 하락에 베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는 공매도와 원리가 같지만 개미들이 인버스로 수익을 낸 것을 한 번도 보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금융당국 관계자들은 난처하다는 입장입니다. 애당초 실현이 불가능한 조건을 개미들이 요구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개인들이 외국인과 똑같은 ‘공매도 환경’을 요구하고 있는데, 대차계약은 기관 대 기관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일괄적으로 규제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외국인의 공매도 차입기간을 개인들처럼 제한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얘기입니다.

여의도 증권가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공매도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운용사 관계자는 “주가가 과도하게 오를 때 공매도가 과열을 해소해주는 역할을 한다”며 “영원히 오르는 주식은 없고, 공매도가 없으면 결국 개미들이 피해본다”고 했습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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