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는 12일(현지시간) 약세로 마감했습니다. S&P500 등 3대 지수가 3거래일 연속 하락했습니다.

글로벌 공급난에다 물가 상승 우려가 겹치면서 기업들의 실적 악화 우려가 커졌습니다. 특히 이번주부터 JP모간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기업들의 3분기 실적 발표가 본격화합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당분간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아래는 오늘 아침 한국경제TV ‘투자의 아침’과의 생방송 인터뷰 내용입니다.

3분기 실적 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는데요, 여러 요인들로 인해 기대보다는 우려가 더 커지고 있지 않습니까?


공급망 차질과 함께 에너지 및 원자재 가격이 불러온 물가 상승 우려가 증시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팬데믹(대유행) 이후 줄기차게 올랐기 때문에 연말을 앞두고 조정 장세가 나타날 것이란 경계감도 있습니다.

일단 이번주부터 JP모간 뱅크오브아메리카 웰스파고 씨티그룹 등 은행주를 중심으로 3분기 실적 발표를 개시합니다. 다우존스에 따르면 S&P500지수에 상장된 기업들의 순이익은 1년 전보다 27.6%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올해 1분기 52.8%, 2분기 92.4% 증가보다는 둔화한 수치입니다. CNBC가 월가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해 보니, 연말 S&P500지수가 4433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지금보다 2%가량 떨어질 것으로 본 겁니다.

일반적으로 하반기의 기업 실적은 상반기보다는 낫습니다. 9월 새 학기가 시작되면서 소비가 늘어나는데다 연말 쇼핑 시즌이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올해는 분위기가 좀 다르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공급망 차질과 노동력 부족, 물가 급등에 따른 비용 압박이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마침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5.6%로, 종전 대비 0.1%포인트 하향 조정했습니다. 내년 전망치도 4.4%에서 4.0%로 낮췄습니다.

국제통화기금(IMF) 조정 폭은 훨씬 큽니다. 올해 미국 성장률이 종전 전망치 대비 1.0%포인트 낮은 6.0%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내년 성장률도 4.9%에서 5.2%로 낮췄습니다.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도 확대되고 있는데요, 현지에서는 어떤 투자 전략들이 제시되고 있습니까?


일단 설문조사 결과를 하나 소개해 드릴까 하는데요, 도이치뱅크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자 600명 중 미국에 스태그플레이션이 발생할 것이라고 예측한 비중은 22%에 그쳤습니다.

월가의 유명 이코노미스트인 칼 와인버그도 “이번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인 공급 문제에서 발생했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은 낮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올해 말까지 주가 조정을 예상하고 있다는 투자자 답변이 약 70%에 달했습니다. 물가 및 채권 금리의 추가 상승, 경기 둔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겁니다.

월가에선 다양한 투자 전략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우선 올해 주식 투자를 시작했다면 지금이 포트폴리오를 재평가할 좋은 시점이란 시각이 우세합니다. 변동성 확대에 앞서 옥석을 가리라는 겁니다. 다만 좋은 주식의 경우 끝까지 믿고 장기 투자하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스태그플레이션까지는 아니더라도 물가 상승 장기화에 대비하라는 조언도 있습니다. 퍼스트 아메리칸 트러스트의 제리 브락맨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면 부동산 리츠와 기술주, 금 등이 매력적인 상품으로 부각될 것”이라고 조언했습니다.

블랙록의 가기 초두리 분석가는 “스태그플레이션보다 리플레이션(경기 회복기의 물가상승)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며 “핵심 가치주와 고성장주의 양쪽에 베팅하는 바벨 전략을 쓸 것을 추천한다”고 했습니다.

이번주 체크할 주요 이슈와 이벤트도 종합해서 말씀해주시죠.


일단 한국시간으로 오늘 밤에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이 공개됩니다.

지난달에 열렸던 회의에서 Fed 위원들이 긴축 전환에 대해 어떤 입장을 갖고 있었는지 추가로 확인할 수 있습입니다. 당시 위원들은 기준금리 인상 시점을 2023년에서 내년 말로 앞당겼고, 테이퍼링을 다음달부터 시작하겠다는 뜻을 강력히 시사했습니다.

비슷한 시간에 9월의 소비자물가지수가 나옵니다. 올해 5월부터 소비자물가가 5%를 넘었는데, 지난달에도 5.2% 정도 상승세가 이어졌을 것이란 게 시장 예측입니다. 물가가 예상보다 더 뛰었다면 채권 금리 상승을 압박할 수 있습니다.

이번주부터 3분기 실적 발표가 본격화합니다. 항상 그렇듯이 금융주들이 가장 먼저 성적표를 내놓습니다. 지난 분기 실적의 가늠자가 될 수 있습니다.

시장은 세계에서 시가총액이 가장 큰 애플도 주목하고 있습니다. 애플 주가는 최근 들어 좀 지지부진했습니다만, 오는 18일에 온라인 특별 행사를 개최하겠다고 공지했습니다.

지난달 특별 행사에선 아이폰13과 신형 아이패드 등 신제품을 내놨습니다. 이번에는 프리미엄 노트북인 맥북 프로와 에어팟 이어폰 등이 공개될 것이란 예상이 나옵니다.

지금까지 뉴욕에서 한국경제신문 조재길이었습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