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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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7만원선 아래로 떨어졌다. 삼성전자 주가가 7만원을 하회한 건 지난해 12월 이후 10개월여만이다. 메모리 반도체 업황 둔화에 대한 우려가 삼성전자 주가를 짓누르고 있다.

12일 삼성전자는 3.50% 하락한 6만9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12월3일(6만9700원) 이후 다시 10개월만에 6만원대로 내려앉으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삼성전자 주가 하락은 반도체 업황 둔화 우려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중국 전력난으로 인해 전자회로기판(PCB) 등 후공정 부품의 생산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데다 비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까지 장기화되면서 PC나 스마트폰 서버 등 세트업체의 수요 예측에 대한 불확실성도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교적 정확한 수요 예측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반도체 재고를 많이 쌓아둘 수는 없는 상황인 것이다. 김 연구원은 “메무리 반도체 가격 결정권이 공급자에서 수요자로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가격 하락으로 4분기 실적이 전년 실적을 하회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날 증권사들은 일제히 목표주가를 하향했다. 직전 거래일이었던 지난 8일 삼성전자가 처음으로 '분기 매출 70조원'을 넘어서는 3분기 실적을 발표했음에도 미래에셋증권은 10만원에서 8만2000원으로, 이베스트증권은 9만5000원에서 8만7000원으로 내리는 등 실적발표 후 총 7개 증권사가 목표주가를 내렸다.

원·달러 환율도 이날 삼성전자 주가를 짓누른 요인 중 하나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장중 달러당 1200원까지 치솟으며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세를 자극했다. 이날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8244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 중 전기전자 업종 순매도액이 8241억원이었다.

정성한 신한자산운용 센터장은 "환율이 크게 오르면서 신흥국 주식을 내다팔고 있다"며 "예전엔 외국인이 파는대로 개인이 받아줬지만 최근엔 개인 투자자의 동력이 떨어지면서 주가가 더 크게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이 상속세 마련을 위해 1조4000억원 규모의 삼성전자 지분을 매각한다는 소식도 주가 하락을 부추겼다. 김 연구원은 “내년 3분기부터 반도체 업황은 다시 반등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메모리반도체 주가는 업황을 6개월 정도 선행하기 때문에 내년 1월께부터 주가도 반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