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저비용항공사(LCC)가 잇달아 유상증자에 나선다. 지난달 에어부산이 흥행에 성공한 데다 최근 항공주가 강세를 보이고 있어 자금 조달에는 무리가 없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제주항공은 오는 18~19일 약 2066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위한 청약을 한다. 우리사주조합과 기존 주주를 상대로 주식을 배정하고 실권주가 발생하면 21~22일 일반공모를 한다. 새로 발행하는 주식은 1126만 주로 발행주식의 29.25% 수준이다. 발행가액은 1만8350원으로 7일 종가 대비 19% 낮다.

진에어도 다음달 약 1238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나선다. 28일 발행가액을 확정한 뒤 다음달 1~2일 우리사주조합과 기존 주주를 대상으로 청약을 받는다. 실권주는 같은 달 4~5일 일반공모를 통해 배정한다. 발행주식의 16%인 720만 주를 추가로 발행할 예정이다. 1차 발행가액은 1만7200원으로 결정됐다. 진에어 주가가 이달 들어 급등해 최종 발행가액은 1만원대 후반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증권가는 ‘위드 코로나’의 수혜주로 항공주가 주목받고 있어 주주들의 참여율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유상증자에 참여한 주주들이 두 배 이상의 수익률을 올린 점도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해 8월 유상증자 당시 제주항공은 주당 1만2400원에 신주를 발행했는데, 올 6월 주가는 2만8000원대까지 올랐다. 진에어도 지난해 10월 주당 7000원에 유상증자를 했고 올 5월 주가는 최고 2만6000원까지 상승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코스피지수가 3000 이하로 떨어지면서 주가 변동성이 커졌지만 항공주는 그나마 하락폭이 작다”며 “연말 유상증자로 발행한 신주가 시장에 한꺼번에 풀릴 경우 주가가 출렁일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제주항공과 진에어가 유상증자를 완료하게 되면 국내에 상장된 LCC 4개 중 3개가 올 하반기 5500억원을 조달하게 된다. 이 회사들은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누적된 채무를 상환한 뒤 남은 자금은 유류대금, 항공 리스료, 인건비, 정비비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