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들 "지금이 바닥"…레버리지에 풀베팅
10월 하락장에서 동·서학 개미들이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 베팅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수가 바닥에 근접했다는 판단에 따른 매수세로 보인다. 다만 전문가들은 아직 바닥을 논하기 이르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하고 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국내 종목 3, 5위가 KODEX 레버리지 ETF(1586억원)와 KODEX 코스닥150 레버리지 ETF(1219억원)였다. 1~2위는 삼성전자(5338억원)와 삼성전자우(1860억원)였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대형주를 중심으로 하락세를 보이자 상승에 베팅한 것이다.

해외주식 투자 역시 마찬가지였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6일까지 순매수 결제액이 가장 많았던 종목은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ETF’(TQQQ)로 1억2524만달러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TQQQ는 나스닥100 지수 상승률을 3배로 추종하는 상품이다. 2위는 ‘디렉션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 ETF’(SOXL)로 9918만달러 순매수를 나타냈다. SOXL은 주요 반도체 종목 상승률의 3배를 추종한다. 모두 지수 상승에 베팅하는 상품이다.

이달 들어 시장이 조정세를 보이자 개인투자자들은 내릴 대로 내렸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달 들어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는 각각 3.56%, 4.97% 내렸다. 나스닥지수는 이달 들어(6일 장 마감 기준) 0.37% 올랐지만 4일 2%대 하락하는 등 혼란스러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증권가에선 하락세가 끝났다고 안심하긴 이르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달 들어 기관투자가들은 지수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상품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반도체 업황 불안, 플랫폼 규제 리스크 등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중국 헝다 사태와 물가·금리 상승 압력 확대까지 겹치며 투자 난도가 높아졌다”며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고 경기 불안이 가시화되고 있어 추세 반전을 기대하기 어려우니 코스피지수가 기술적 반등을 해도 공격적으로 투자하기보단 리스크 강화 기회로 활용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