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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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시장 참여자들이 늘고 있다. 은행과 카드, 핀테크사 간 경쟁이 한창인 가운데 증권사들도 잇따라 뛰어들고 있다. 초개인화 자산관리(WM) 서비스가 증권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대형사들이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마이데이터 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개인투자자가 1000만명을 넘는 등 시장참여가 늘어난 것도 증권사들이 관심을 갖는 이유다.

마이데이터란 정보주체인 개인이 자기 정보에 대한 통제권을 갖고 이를 신용·자산관리 부문에 내주는 것을 뜻한다. 라이선스를 획득한 기업은 고객 정보를 기반으로 초개인화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추천할 수 있게 된다. 불특정 다수를 겨냥한 서비스와 비교할 때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것이다. 은행과 핀테크, 금융투자, 카드 등 금융업계 전반에서 관심을 보인 이유다.

25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교보증권 직원 182명은 지난달 8일 신용정보협회 민간자격인 '마이데이터관리사' 시험에 응시했다. 이들은 올 상반기부터 자격증 취득을 위해 협회 지정기관에서 평균 3개월 동안 교육과정을 수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체 응시자 중 171명이 합격해 94%의 합격률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보증권 관계자는 "증권사 중 유일하게 단체로 교육과정을 수강, 자격증에 응시했다"며 "마이데이터 사업을 담당하는 직원뿐 아니라 이 분야에 관심을 갖고 있는 직원들도 기본 소양 학습 차원에서 두루 참여할 수 있도록 독려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금융위원회로부터 마이데이터 예비허가를 받은 증권사는 교보증권을 비롯해 신한금융투자, 현대차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 등 총 5곳이다. 그 다음 단계인 본허가까지 획득한 증권사는 벌써 4곳(미래에셋증권, 하나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이다.

각사는 고객 맞춤형 WM 서비스의 차별화를 꾀하기 위해 저마다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올 1월 본허가를 받아 업계 첫 사례를 만든 곳은 미래에셋증권이다. 미래에셋증권은 고객별 자산관리 성향과 소비내역을 분석해 예적금 상품과 대출, 보험, 카드 등을 추천하는 개인화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이 일환으로 올 5월 금융업권별 대형사들이 참여한 민간 '금융 데이터 댐' 구축에 참여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우리은행과 우리카드, 교보생명, 한화손해보험, 나이스평가정보와 협력해 데이터 융복합 관련 신사업 발굴과 금융거래 고객 특성지수 공동개발 등에 나선다.

이달 본허가를 획득한 한국투자증권은 서비스 윤곽이 어느정도 잡힌 상태다. 앱을 통해 고객이 자주 구매하는 상품과 관련된 기업의 주식투자를 제안한다든가 제품 이미지로 종목 정보를 검색·투자하는 방식의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출시 시점은 올 하반기 중이다.

자사 리서치센터가 만든 인공지능 리서치 서비스 '에어(AIR·AI Research)'도 탑재한다.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산현황과 관심영역 보고서, 종목 뉴스 분석 등을 제공할 계획이다.

한국투자증권은 금융보안원이 출범한 기업간 데이터 판·구매 플랫폼 '금융데이터거래소'에 가장 적극적으로 데이터를 공유하는 곳이기도 하다. 작년 9월부터 현재까지 SK아이이테크놀로지·카카오게임즈 공모주 청약내역 정보와 공모주 매도 시점 분석 보고서 등 데이터 상품 총 16개를 올렸다.

키움증권은 서비스 구상과 개발을 위해 마이데이터 전담 태스크포스(TF)를 만들었다.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누적수익률 상위를 기록한 로보자산관리와 여유자금을 통한 간편투자 등의 서비스를 배치한다는 계획이다. 모기업인 다우키움 그룹의 정보기술(IT)·금융 계열사와 시너지도 적극 활용한다.

NH투자증권은 올 3월부터 추진한 마이데이터 서비스 플랫폼 구축 용역에 막바지 속도를 내고 있다. 해당 용역은 마이데이터 제공·수집·적재 시스템 구축과 개인 신용정보 전송요구권 대응, 통합자산조회 서비스 개발 등이 포함돼 있다.

윤민섭 한국금융소비자보호재단 연구위원은 "증권사들은 마이데이터를 통해 맞춤형 투자자문과 투자일임 서비스를 활성화시키는 게 주된 목적일 것"이라고 짚었다. 윤 연구위원은 "개인 고객들을 많이 보유한 대형 증권사 중심으로 시장에 접근하고 있다"며 "자사 고객을 뺏기지 않으려고 보다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것인데, 얼마나 서비스를 차별화하는지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