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증시에서 메타버스 사업 진출을 선언한 게임업체들의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15일 경제전문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선전증시 상장사인 중칭바오왕은 지난 6일 메타버스 게임을 개발한다고 발표했다. 한 주류업체와 손잡고 메타버스 안에서 술을 만드는 게임을 제작할 계획이다. 중칭바오왕이 자세한 설명을 내놓지 않았는데도 주가는 6거래일 만에 8.2위안에서 18.85위안으로 129% 뛰었다. 이날도 장중 4% 올랐다.

고양이를 소재로 한 모바일게임을 개발하는 타무마오도 같은 날 메타버스 게임을 기대하는 고객층을 충분히 확보했으며 개발 전담팀을 구성했다고 밝힌 이후 주가가 50%가량 상승했다. 이틀이 지나 타무마오 주가가 상한가(+20%)를 기록하자 선전거래소는 회사 측에 메타버스 관련 투자와 기술 현황 등을 상세히 보고하라고 요구했다. 또 최대주주 등의 지분 변동 현황도 밝히라고 했다. 메타버스 테마를 이용한 주가 조작 가능성을 의심한 것이다.

메타버스는 가상의 공간에서 사람들이 만나고, 물건을 거래하며, 일이나 취미를 함께할 수 있도록 하는 일종의 가상현실(VR)이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하지만 다수 전문가는 메타버스가 소비자를 충분히 만족시킬 수 있을 정도로 관련 기술이 개발된 상황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VR, 증강현실(AR) 블록체인 인공지능 컴퓨터그래픽 등 첨단기술을 하나로 자연스럽게 엮을 수 있는 수준이 돼야 한다는 진단이다. CEC캐피털은 소셜미디어와 게임, 콘텐츠 업체들이 앞으로 10년간 투자를 집중할 영역으로 메타버스를 꼽았다.

빅테크들은 메타버스 관련 투자를 늘려가고 있다. 짧은 동영상 앱 틱톡을 운영하는 중국 바이트댄스는 지난달 중국 최대 VR헤드셋 업체 피코인터액티브를 인수했다. 페이스북은 7월에 메타버스 전담팀을 꾸렸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