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맨해튼의 타임스퀘어 앞이 행인들로 분주하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미국 뉴욕 맨해튼의 타임스퀘어 앞이 행인들로 분주하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세계 각지에서 일하며 거액을 굴리고 있는 펀드 매니저들은 향후 글로벌 경기가 하강 국면을 맞고 기업 이익도 줄어들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fA)가 글로벌 펀드 매니저 25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다. BofA는 같은 내용의 설문을 매달 진행한 뒤 공개하고 있다.

이달 설문 결과에 따르면 향후 1년 내 세계 경기가 개선될 것이라고 답한 비율이 전체 응답자의 13%에 불과했다. 전달 조사 결과와 비교하면 14%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직후였던 작년 4월 이후 최저치다. 올해 3월의 최고점(91%)과 비교하면 무려 78%포인트나 급락했다.

기업 이익이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한 답변은 전체의 12%에 불과했다. 전달보다 29%포인트 하락해 작년 5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글로벌 펀드 매니저들의 경기 전망이 상당히 비관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및 마켓워치 제공
글로벌 펀드 매니저들의 경기 전망이 상당히 비관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및 마켓워치 제공
이처럼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은 펀드 매니저들이 정작 자신들의 포트폴리오는 거의 조정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유 현금이 종전 4.2%에서 4.3%로 0.1%포인트만 높아졌기 때문이다. 주식만큼 만족할 만한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투자처가 많지 않은 게 가장 큰 원인으로 꼽혔다.

글로벌 펀드 매니저들은 은행과 상품, 산업, 유럽 주식 등에 대해 매수 우위를 보이고 있으며, 채권에 대해선 여전히 매도 우위를 보이고 있다.

이달 들어 펀드 매니저들은 글로벌 경기 순환주에 대한 투자 비중을 높였으며, 원자재 상품 에너지 일본주식 등을 추가 매수했다.

이번 설문조사에 응한 펀드 매니저들이 관리하는 총 자산은 8390억달러에 달한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