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총액 기준으로 세계 최대 기업인 미국의 애플 주가가 10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급락하고 있다. 법원이 애플의 독점적인 사업 방식에 대해 제동을 걸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날 오후 2시께 나스닥 시장에서 애플 주가는 전날 대비 3% 가까이 떨어지고 있다. 최근 상승세를 모두 반납하며 장중 주당 150달러 선도 깨졌다.

주요 원인은 미 법원의 판결이었다. 미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연방법원이 “앱스토어가 아닌 다른 방식으로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 구매 비용을 결제하지 못하도록 막는 것은 반(反)경쟁적 조치”라고 판결해서다.

개발자들이 이용자에게 대안적인 앱 결제 방식을 제공하는 것을 막는 조치를 풀어야 한다는 게 법원의 판단이다. 법원은 앱에서 이런 외부 결제용 링크를 애플이 임의로 차단하는 행위를 영구적으로 금지했다.

이본 곤살레스 로저스 판사는 “애플의 앱 외부이동 차단 조항이 소비자들에게 중요한 정보를 숨기고 불법적으로 소비자 선택을 억압하고 있다”며 “이런 조항을 삭제하기 위한 전국적인 처방은 정당하다”고 밝혔다.
애플의 주가는 10일(현지시간) 나스닥 시장에서 장중 3% 가까이 떨어졌다.
애플의 주가는 10일(현지시간) 나스닥 시장에서 장중 3% 가까이 떨어졌다.
다만 “애플이 독점 기업은 아니며 성공은 불법적인 것이 아니다”고 부연했다. 반독점법에 비춰 애플이 독점 기업이라고 결론을 내릴 수 없다고도 했다.

이번 재판은 1인칭 슈터(FPS) 게임 ‘포트나이트’ 개발사 에픽게임스가 애플의 앱스토어 운영 관행이 반독점법 위반이라며 소송을 제기한 뒤 열렸다.

애플은 자사의 앱 장터인 앱스토어를 통해서만 이용자들이 앱을 구매 및 설치할 수 있도록 해왔다. 에픽게임스는 이런 앱스토어 운영 방식이 경쟁사 등장을 막아 독점적이고, 애플이 앱 판매액의 30%를 수수료로 가져가는 것은 과도하다고 주장했다.

이번 법원 판결로 1000억달러 규모로 추산되는 앱 결제 시장이 송두리째 흔들릴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애플의 주가 하락으로 1조5000억달러에 달하는 시총도 줄어들었다.

애플 주가가 떨어졌지만 오는 14일로 예정된 ‘스페셜 이벤트’에 대한 시장 기대는 여전하다. 애플은 최근 공지를 통해 14일 자사 홈페이지에서 공개 화상 행사를 연다고 밝혔다. 작년엔 코로나 사태 여파로 쉬었지만 9월마다 새 제품을 출시하는 관행을 이어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애플이 오는 14일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화상 '스페셜 이벤트'를 열기로 했다. 위 그래픽은 외신에서 추정하는 아이폰13 모습.
애플이 오는 14일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화상 '스페셜 이벤트'를 열기로 했다. 위 그래픽은 외신에서 추정하는 아이폰13 모습.
대표적인 신제품으로는 ‘아이폰13’ 시리즈가 꼽힌다. 카메라 위치가 바뀌는 등 디자인의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외신에선 망원렌즈와 함께 전문가용 영상 촬영 기능이 추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밖에 애플워치7과 새 맥북프로, 새로운 운영체계(iOS15) 등이 선보일 가능성이 크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