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스권에 갇힌 국내 증시의 투자 난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연일 주도주가 바뀌는 데다 등락을 반복하는 롤러코스터 장세가 펼쳐지고 있어서다.

미래에셋증권을 통해 올 6~8월 석 달간 종목별 상승일수를 분석한 결과 이틀 이상 주가가 연속 상승하지 못한 종목은 총 96개로 집계됐다. 박스피(코스피+박스권)의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하던 2019년 6~8월(43개) 대비 두 배 이상(123%) 증가했다. 하루 주가가 올랐으면 다음날은 반드시 주가가 떨어진 종목을 의미한다. 그만큼 상승 흐름에 올라타 투자를 하기 어려웠단 얘기다. 연속 상승일수가 이틀에 불과한 종목도 62개나 됐다. 6월 이후 석 달간 코스피지수는 0.15% 하락했고 코스닥지수는 5.76% 상승하는 데 그쳤다.

주가가 탄력을 받아 10거래일 이상 장기간 오른 종목도 크게 줄었다. 지난 6~8월 10거래일 기준 연속 주가가 상승한 종목은 썸에이지, 선광, 한일시멘트, 티피씨글로벌, 클래시스, 메리츠금융지주 등 총 11개 종목으로 집계됐다. 2019년 24개가 10거래일 연속 오른 것을 감안하면 최근 박스권 장세에서 장기 상승 종목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난다.

롤러코스터 장세에서 개인과 기관, 외국인 투자자의 매수 종목도 큰 차이를 보였다. 개인은 지난 석 달간 삼성전자(9조9293억원)를 가장 많이 순매수했다. 반도체 피크아웃(고점 통과) 우려에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삼성전자우선주를 13조4000억원가량 사들였다. 반면 외국인 투자자는 삼성SDI, LG화학, SK아이이테크놀로지 등 2차전지주를 쓸어담았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