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콜 대상이 6만9000대에서 14만2000대로 2배 이상 늘어나면서 배터리를 공급한 LG에너지솔루션의 충당금 부담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모회사인 LG화학의 하락세가 이어지는 상황입니다.
GM 리콜 사태, 충격의 끝은?
강동진 현대차증권 책임연구원은 지난 30일 유튜브채널 한국경제의 ‘허란의 경제한끼’에 출연해 “이번 리콜 사태가 LG에너지솔루션의 전체 신뢰성을 훼손할 정도라고 보기엔 이르다”며 “앞으로 잘 헤쳐 나가면 시장 지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목표주가는 110만원을 유지했습니다.
주가는 흔들리지 않거나 오히려 반등하며 반사이익을 누리는 모습인데요. 강 책임연구원은 “내연기관차라고 화재 사고가 안 나는 것은 아니다”며 “LG에너지솔루션이 누적적으로 판매한 배터리가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에 비해 월등히 많기 때문에 이런 것들을 먼저 경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 각형 배터리 진출?
주요 완성차업체인 폭스바겐이 배터리 타입을 파우치형에서 각형으로 전환을 확대하고 있는 점도 LG에너지솔루션에는 악재로 꼽힙니다.
강 책임연구원은 “이미 파우치형과 원통형에 특화됨 LG에너지솔루션이 각형에 진출해서 경쟁력이 있겠느냐”며 “오히려 파우치 노하우를 바탕으로 ‘셀투팩’ 솔루션을 제공하도록 하는 게 유리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SK이노베이션 배터리사업 분할은 오히려 악재
SK이노베이션은 7월초 배터리사업 분할을 발표한 이후 31일 기준 주가가 9%가량 빠진 상황입니다. 강 책임연구원은 배터리사업 분할을 이유로 목표주가를 31만원에서 25만원까지 낮춘 상태인데요.
그는 “배터리사업 분할이 기업 가치를 높일 수는 있겠지만 주주가치 향상과는 거리가 있다”이라며 “배터리사업 회사 상장 이후 SK이노베이션의 지분율이 희석되면서 기존 주주가치가 축소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삼성SDI 양손에 ESS 배터리
나머지 두 회사에 비해 비교적 조용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삼성SDI는 올해 2분기 배터리사업 부문 흑자전환을 달성했습니다.
강 책임연구원은 “삼성SDI가 향후 배터리 경쟁을 펼치기 위해서는 미국 공장을 짓는 게 필수적이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연내 미국 공장 증설 여부를 발표하지 않을까 싶다”며 “단기적인 주가 반등을 떠나 SDI를 보는 관점이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그는 “삼성SDI의 최대 강점은 배터리 ESS 전동공구 등으로 사업이 다각화돼 있다는 점”이라며 “특히 글로벌 ESS 1위로 향후 신재생에너지 확대와 함께 ESS 성장 수혜도 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배터리3사 관전 포인트는 ‘자금력’
국내 배터리 3사의 미래를 좌우할 건 무엇일까요? 바로 ‘자금력’입니다. 시장점유율 5%를 이제 막 넘긴 전기차의 성장 속도를 생각하면 2차 전지 산업에 막대한 투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이죠.
그는 “향후 국내 배터리 업계 관전 포인트는 자금력과 자금조달 방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배터리 3사를 모두 담당하는 애널리스트가 꼽은 최선호주는 어디일까요? 자세한 내용은 유튜브영상을 참고해 주세요.
LG에너지솔루션이 31일 발간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보고서를 통해 국내외 사업장에서 사용하는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는 RE100을 2030년까지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글로벌 RE100 캠페인 달성 목표인 2050년보다 20년 앞선 것이다.LG에너지솔루션이 법인 출범 후 처음으로 발간한 ESG 보고서는 총 114쪽 분량이다. 글로벌 지속가능경영 보고서 기준인 글로벌리포팅이니셔티브(GRI) 외에 ESG 정보 공개 가이드라인을 반영했다.가장 눈에 띄는 목표는 RE100 조기 달성이다. 회사 측은 폴란드와 미국 사업장은 녹색요금제와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를 구매해 100% 재생에너지를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LG에너지솔루션은 2025년까지 세계 모든 사업장에서 원재료 구매부터 제품 생산, 소비, 폐기까지 자원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원재료 구매 과정에선 인권·노동·환경 등 지속 가능성을 고려해 협력사를 매년 평가한다.회사 측은 ESG 경영 의지를 담기 위해 보고서 제작 때 재생 용지와 콩기름 잉크를 사용했다. 김종현 사장은 “올해를 ESG 원년으로 삼아 ESG 경쟁력을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
삼성SDI가 LG화학을 제치고 시가총액 6위(삼성전자 우선주 제외)로 올라섰다. LG화학이 오랜기간 점유하던 배터리 1등주 자리가 삼성SDI로 바뀐 것이다. 삼성SDI가 LG화학을 넘어선 것은 두 종목의 시가총액이 엎치락뒤치락하던 2007년 초 이후 처음이다.시총 7위로 밀려난 LG화학31일 삼성SDI는 3.93% 오른 79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종가 기준 시가총액이 54조5303억원으로 LG화학(53조5090억원)을 1조213억원 차이로 앞섰다. LG화학은 1.56% 내린 75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외국인은 삼성SDI를 805억원어치 순매수하며 상승세를 이끌었다. 반면 LG화학은 844억원어치 순매도했다. 기관도 LG화학을 421억원어치 팔아치웠다.2분기 말까지 LG화학 시가총액은 60조원으로 삼성SDI보다 13조원가량 많았다. 삼성SDI가 LG화학을 따라잡기 시작한 것은 LG화학에 악재가 잇달아 터지면서다. 최근 LG화학이 배터리를 납품한 제너럴모터스(GM) 전기차 ‘볼트’에 이어 폭스바겐 ‘ID.3’에서도 화재가 발생했다. 이 여파로 11일 만에 주가가 15% 가까이 빠졌다. 반면 삼성SDI는 꾸준히 올랐다. 지난 6월 초 대비 30% 오르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한 운용사 매니저는 “LG화학 배터리 문제가 부각되면서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으로 매수세가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美 공장, 늦지 않게 설립”LG화학과 달리 삼성SDI에는 호재가 겹쳤다. 2분기 콘퍼런스콜에서 미국 공장 증설을 예고한 게 계기가 됐다. 과거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에 비해 증설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지적을 받아온 삼성SDI의 전략이 바뀌고 있다는 신호로 시장은 받아들였다.콘퍼런스콜에서 손 미카엘 삼성SDI 전무는 “2025년부터 전기차 부품을 역내 생산할 수밖에 없게 돼 미국 진출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투자자들은 삼성SDI가 신규 고객사를 확보했거나 기존 고객사 납품 물량을 늘렸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삼성SDI가 물적분할 등 지배구조 이슈에서 자유롭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LG화학에 이어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부문을 분리하는 물적분할을 예고했다. 배터리 사업부가 자회사로 독립하고, 기존 주주들은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주식을 소유하는 구조다.증권업계 관계자는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에 투자한 주주 대부분이 배터리 성장성을 보고 들어왔기 때문에 물적분할은 주가에 악재가 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두 회사와 달리 삼성SDI는 순수 배터리 회사여서 이런 우려가 없다.차입 없이도 증설 가능수익창출력 지표인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도 삼성SDI가 LG화학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LG화학이 배터리 사고로 충당금을 쌓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현대차증권에 따르면 삼성SDI의 연간 EBITDA는 올해 2조4000억원, 2022년 3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현금창출 능력을 나타내는 수치는 삼성SDI가 외부 차입 없이도 연간 20GWh 이상의 생산능력(CAPA)을 확대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LG화학이 충당금을 쌓는다면 삼성SDI가 배터리 3사 중 가장 많은 EBITDA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지난 2분기 배터리 사업부가 흑자 전환에 성공하면서 실적도 빠르게 좋아지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삼성SDI 영업이익은 1조1694억원으로 작년 대비 74%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영업이익은 1조5582억원으로 올해보다 33% 늘어날 전망이다.박의명/구은서 기자 uimyung@hankyung.com
정부가 총 11조원에 달하는 코로나 상생 국민지원금 사용처에서 대형 배달앱을 제외했지만, 실제로는 배달의민족과 요기요 등 배달앱에서 국민지원금을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지원금 배달앱 사용을 둘러싸고 시민들과 자영업자들이 혼란을 빚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기획재정부, 행정안전부, 보건복지부 등 국민지원금 범정부 태스크포스가 지난 30일 발표한 안에 따르면 내달 6일부터 지급되는 국민지원금의 '사용불가' 업종에 대형 배달앱이 포함됐다. 정부 관계자는 "10~20%에 달하는 수수료를 떼어 자영업자들의 불만이 큰 대형 배달앱의 이익을 늘리는 데 국민지원금이 쓰여지면 안 된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다만, 정부는 발표 자료 각주에서 "배달앱으로 주문하더라도 지역사랑상품권 가맹점의 자체 단말기를 사용해 현장에서 결제하는 경우는 국민지원금 사용이 가능하다"는 예외를 달았다. 이를 놓고 관련 업계에선 "정부가 예외로 제시한 방식은 사실 배달앱 주문 대부분에 적용될 수 있다"는 해석을 해놓고 있다. 얼마든지 배달앱에서 국민지원금을 쓸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것이다. 배달의민족과 요기요는 자체 배송 및 결제시스템인 '배민원', '요기요익스프레스'를 각각 운영하고 있다. 고객이 이를 이용하면, 배달의민족 운영회사인 우아한형제들, 요기요 운영회사인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로 결제되기 때문에 국민지원금을 사용할 수 없다. 업계에선 배민원과 요기요익스프레스의 주문 비중이 전체 주문의 10%미만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나머지 배달앱 주문은 단순 중개 형태다. 단순 중개 주문의 경우 각 가맹점의 자체 배달기사를 쓰거나 바로고, 생각대로 등 배달대행업체를 낀다. 이 경우 배달기사들은 가맹점과 연결된 카드단말기(VAN)를 갖고 다니기 때문에 고객이 직접 배달기사를 만나 결제하면 곧장 가맹점 자체 결제로 연결된다. 결국 소비자들이 배민원, 요기요익스프레스를 제외한 일반 주문에서 '만나서 결제'를 선택하면 배달의민족과 요기요에서도 국민지원금을 얼마든지 쓸 수 있다는 뜻이다. 서울시 띵동, 경기도 배달특급, 강원도 일단시켜 등 20여개 지방자치단체의 공공배달앱에서도 국민지원금을 사용할 수 있다. 다만, 주문 전체가 쿠팡앱에서 결제되는 구조인 쿠팡이츠는 해당되지 않는다.국민지원금 사용처는 지역사랑상품권 가맹점으로 등록돼야 하는 만큼 배달앱에서도 각 가맹점의 지역사랑상품권 가입여부는 주문 전 확인해야 한다. 용산구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한 자영업자는 "정부 발표만 보고 배달앱으로 국민지원금 결제가 안 되는 줄 알았다"며 "코로나 이후 배달앱 매출로 먹고살고 있는 상황인데 배달시장 현실을 무시한 정부 발표로 혼란이 있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하수정/강진규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