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동영상 앱 틱톡을 운영하는 중국 바이트댄스(중국명 즈제탸오둥)가 핵심 계열사 지분과 이사 자리를 정부에 내놨다고 로이터통신이 17일 보도했다. 틱톡은 미국 등에서 중국 공산당으로의 개인정보 유출과 국가안보 위협 등의 의혹이 제기돼 왔다.

중국 기업정보업체 톈옌차에 따르면 바이트댄스는 지난 4월말 주력 계열사인 베이징바이트댄스테크 지분 1%를 왕터우중원이라는 회사에 양도했다. 같은 시기 왕터우중원은 베이징바이트댄스테크의 이사 3자리 중 1자리를 확보했다. 왕터우중원은 베이징시 산하 인터넷·문화·엔터테인먼트 부문의 국유기업 3곳이 공동으로 보유하고 있는 회사다.

비상장사인 바이트댄스는 짧은 동영상 앱인 틱톡과 더우인(중국판) 외에도 뉴스 포털 앱인 진러터우탸오(오늘의 헤드라인이라는 뜻), '항해왕' 등 게임, 교육사업부인 따리(大力) 등을 운영하고 있다. 지주회사인 바이트댄스가 17개 자회사에 다양한 사업들을 쪼개 놓고 어느 회사가 어떤 사업을 하는지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번에 국가에 지분과 경영권 일부를 넘긴 베이징바이트댄스테크는 뉴스 앱인 진러터우탸오를 주로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진러터우탸오는 중국과 동남아시아에서 뉴스 앱 1위로 꼽힌다.

로이터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이번에 중국 정부가 취득한 지분이 틱톡과는 관계가 없다고 보도했다. 바이트댄스 측도 베이징바이트댄스테크가 중국 내 동영상과 데이터 플랫폼 일부를 담당하고 있으며 틱톡 등 해외 사업과는 무관하다 해명했다.

업계에선 바이트댄스가 주력 계열사 지분과 경영권을 넘긴 시기에 주목하고 있다. 바이트댄스는 지난 3월 중국 정부 당국자들과의 면담 직후 해외 상장 작업을 중단했다. 이어 4월말 지분 변동이 일어났다. 또 5월에는 바이트댄스 창업자인 장이밍 최고경영자(CEO)가 올 연말 CEO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발표했다.

바이트댄스는 전세계에서 10만명 이상을 고용하고 있다. 기업가치는 2500억달러(약 283조원) 안팎이며 세계 최대 유니콘(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스타트업)으로 꼽힌다. 최근 나온 홍콩 상장 추진 보도에 회사는 부인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