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증권업계에서 인력 쟁탈전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ETF 상품을 쏟아내고 있는 자산운용사들이 관련 조직을 키우고 리서치 조직을 내재화하면서 증권사 ETF 담당 애널리스트 모시기 경쟁이 한창이다.

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박수민 전 신영증권 ETF 분석 애널리스트는 최근 신한자산운용 ETF운용센터 상품팀 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ETF 시장에 대한 리서치 및 상품 개발을 담당한다.

신한자산운용은 최근 ETF 인력을 대거 보강 중이다. 기존에는 퀀트운용팀에서 ETF를 관리해 왔는데 올 3월 ETF운용센터를 별도로 꾸리고 본부격으로 격상했다. 이후 김정현 전 삼성자산운용 ETF컨설팅팀장을 초대 ETF운용센터장으로 영입했다. 국내 ETF 시장을 독식하다시피 해온 삼성자산운용·미래에셋자산운용의 양강구도를 깨기 위해 인재 영입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SK증권에서 월간 ETF 리포트를 발간하는 등 ETF 투자전략을 담당해온 김수정 전 애널리스트도 올 들어 미래에셋자산운용 ETF 마케팅 담당으로 이직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특정 분야에 집중 투자하는 테마 ETF가 인기를 끌면서 ETF 리서치·상품 개발·마케팅 인력 간 협업할 자리가 더 많아졌다”고 말했다.

삼성자산운용 역시 최창규 전 NH투자증권 파생상품 애널리스트를 ETF 상품팀 본부장으로 영입했다. 최 본부장은 작년 NH투자증권이 증권사 최초로 인덱스 사업에 뛰어들었을 때 핵심 역할을 담당한 인물이다.

기초지수를 단순 추종하는 패시브 ETF가 아니라 액티브 ETF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커지면서 ETF 운용 인력의 실력도 더욱 강조되는 추세다. 액티브 ETF는 지수를 일부 추종하고 운용 전략이 가미되기 때문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요즘 ETF 인력은 ‘쇼티지(shortage·공급 부족)’ 상태”라며 “시장이 급성장하다 보니 한정된 인력 안에서 뺏고 뺏기기 경쟁 중”이라고 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18년 말 41조원 수준이던 국내 ETF 총 운용 규모(순자산가치총액)는 작년 말 52조원으로 늘었다. 올해 6월 말 기준 60조3000억원에 달한다. 국내 상장종목 수도 2018년 말 413개에서 올해 6월 말 485개로 계속 증가하고 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