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리스트 칼럼] High NA EUV 노광장비 관련 업체에 주목하자
최근 ASML이 제조하는 EUV 노광 장비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뜨겁다. DUV의 2배에 달하는 2,000억원이라는 엄청난 가격과 삼성전자, TSMC, I인텔l 등 주요 고객사가 사고 싶어도 사지 못하는 장비로 알려져 있다. 제조사 ASML는 반도체 업계의 ‘슈퍼 을’로 불리고 있으며 주가는 연일 고공행진 중이다. 2분기에도 역대 최고 수준의 신규 수주를 기록했다.

2023년부터는 노광 장비 업계에 추가적 모멘텀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EUV보다도 가격이 70% 이상 비싼 High NA EUV라는 차세대 노광 장비가 판매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High NA EUV란 차세대 노광 장비 EUV의 NA(Numerical Aperture)를 0.33에서 0.55로 업그레이드한 장비로, EUV보다 더 미세한 피치의 반도체 공정을 가능케 해주는 장비다. 아나몰픽 광학 시스템, 마스크와 웨이퍼의 이동 속도 증가 등이 필요해 장비 가격이 3,500억원으로 올라간다.

EUV가 이제서야 시장에서 사용되기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차세대 장비가 벌써 논의되고 있는 이유는 EUV의 양산 도입이 너무 늦어졌기 때문이다. 당초 EUV는 2015년 양산에 도입될 예정이었으나 개발이 너무 어려워 2019년에야 양산에 도입되기 시작했다. EUV 도입이 지연된 4년간, 반도체 소자업체들은 기존 DUV의 성능을 최대한 끌어올려 멀티 패터닝이라는 공정 방법을 개발했다. 멀티 패터닝은 미세한 패턴을 그릴 수 있는 대신 비용이 크게 상승한다. EUV로는 10nm(실제 하프피치)까지 싱글 패터닝이 가능하다. 8nm부터는 EUV도 멀티 패터닝이 불가피하다. 이에 반도체 업체들은 비용 절감을 지속하기 위해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8nm 이하에서 싱글 패터닝을 유지할 수 있는 High NA EUV과 같은 고성능 장비를 기존 계획 대비 빠르게 도입할 예정이다.

ASML은 올해 첫 High NA EUV 장비 모듈을 조립하고, 내년에 R&D 용도로 초도 장비를 출하할 계획이다. 2023년에는 고객사에 처음으로 High NA EUV가 설치될 전망이다. 이러한 EUV 장비들은 과거 대비 마스크, 페리클, 설계 시스템, 포토레지스트 등 부품 및 재료의 대규모 변화를 필요로 한다. 따라서 EUV 및 High NA EUV 장비 양산 본격화는 장비 업계 내, 특히 해외 업체들에 큰 수혜로 작용할 것이다. 관련 업체로는 EUV 장비를 제조하는 ASML, 마스크를 제조하는 호야(Hoya), 포토레지스트를 생산하는 JSR, EUV 마스크 검사 장비 등을 만드는 레이저텍(Lasertec) 등이 있다.
[애널리스트 칼럼] High NA EUV 노광장비 관련 업체에 주목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