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2차 전지 ETF' 투자 북새통…나흘 만에 1000억 모였다
글로벌 리튬·배터리 기업에 투자하는 신규 상장지수펀드(ETF)가 출시 나흘 만에 1000억원이 넘는 개인들의 투자금이 모였다. 국내 상장 ETF 중 가장 단기간에 개인 순매수액이 1000억원을 돌파했다. 2025년까지 전기차 판매량이 연간 30~40% 증가할 것이란 예상이 나오는 등 2차 전지 산업의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지난 20일 상장한 'TIGER 글로벌리튬&2차전지 SOLACTIVE' ETF의 개인투자자 순매수액은 23일까지 총 1111억원이었다. 4거래일 만에 1000억원이 넘었다. 이 기간 수익률은 5.89%였다. ETF는 증권사들로 구성된 유동성공급자(LP)가 가격 괴리율을 줄이기 위해 활발히 거래에 참여하기 때문에 이들을 제외한 개인투자자들의 순매수액이 인기의 척도가 된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과거 가장 단기간에 개인투자자 순매수액 1000억원을 달성한 것은 삼성자산운용의 'KODEX 200선물인버스2X'였다. 2016년 상장한 이 ETF는 상장일 포함 6거래일 만에 1000억원을 돌파했다. 올 4월 상장한 'TIGER 미국필라델피아반도체나스닥'이 8거래일로 뒤를 이었다.

TIGER 글로벌리튬&2차전지 SOLACTIVE ETF는 '솔랙티브 글로벌 리튬 지수'를 추종한다. 구성 비중은 미국 리튬 생산업체 앨버말이 12.29%로 가장 높다. 중국 2차 전지 분리막 제조기업 창신신소재(6.11%), 중국 전기차 제조사 BYD(5.33%), 삼성SDI(4.03%) 등도 포함됐다.

전문가들은 "전기차 수요가 계속 늘어나는데 배터리 원료인 리튬 공급은 부족하기 때문에 2차 전지 관련 ETF의 전망은 밝다"고 설명했다. 강송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앨버말의 경우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대비 10~18배 수준에서 주가가 형성됐으나 작년 말 이후에는 20배 이상에서 거래된다"며 "하지만 높은 성장성을 감안하면 비싸지 않은 수준"이라고 했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글로벌 승용차 판매는 전년 대비 17% 감소했지만 전기차는 41% 늘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5년까지 전기차 판매가 연간 30~44%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기차 배터리 필수 재료인 리튬 가격은 지난해 9월부터 올해 6월까지 80% 상승했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글로벌 리튬 수요는 지난해 32만t에서 2025년 100만t 이상으로 늘어날 전망이지만, 공급은 20만t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권오성 미래에셋자산운용 ETF 마케팅부문장은 "2차 전지 수요는 넘치는데 공급은 부족한 상황이라 투자자들의 관심이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태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