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앱 화면. /사진=한경DB
카카오뱅크 앱 화면. /사진=한경DB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앞두고 있는 카카오뱅크에 대한 고평가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카카오뱅크는 카카오톡이라는 범국민적 플랫폼 사용자를 기반으로 출범초기부터 새로운 금융서비스를 선보이는 등 은행업에서 혁신을 주도했습니다. 하지만 카카오뱅크의 공모가 산정 기준은 여전히 뜨거운 감자입니다.

전통적인 주식평가 관점에서 살펴보면 카카오뱅크의 공모가격은 상당히 높습니다. 현재 희망 공모가 최상단을 기준으로 시가총액은 무려 18조원을 웃돌고 있습니다. 여기에 상장 예정일인 다음달 6일 '따상'(공모가의 2배에서 시초가를 형성한 뒤 상한가)까지 기록할 경우 시총은 45조원을 넘어섭니다.

이는 국내 1·2위 금융지주사인 KB금융지주(약 23조원)와 신한금융지주(약 21조원)의 시총을 합친 것보다 더 높아질 수도 있다는 의미입니다. 자산이나 영업실적으로 비교할 경우 고평가 논란은 더욱 선명해집니다. 업계 1위인 국민은행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 자산규모 447조원, 영업이익 3조1511억원을 기록했습니다.

반면 카카오뱅크의 자산규모와 영업이익은 각각 28조원과 1225억원에 불과합니다. 자산과 영업이익에서 엄청난 차이를 보입니다. 이에 일각에선 카카오뱅크의 가파른 성장성을 감안하더라도 높은 공모가로 인해 상장 첫날 따상이 나오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습니다.

사실 카카오뱅크 고평가 논란을 보면 떠오르는 기업이 있습니다. 바로 '테슬라'입니다. 정확히 1년 전 미국 주식시장에서도 카카오뱅크와 비슷한 고평가 논란이 있었습니다. 지난해 7월 테슬라의 시총이 자동차업계의 대장주(株)로 인식되던 도요타 시총을 추월했기 때문입니다.

2019년 테슬라의 자동차 판매량은 37만대에 불과했습니다. 반면 도요타는 전 세계에서 1000만대를 넘는 자동차를 판매했죠. 수익측면에서도 2019년 테슬라는 약 1조원의 적자를 냈으나, 도요타는 무려 27조원이 넘는 흑자를 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7월 테슬라의 시총이 250조원을 돌파하면서 도요타의 242조원을 추월해버립니다. 이에 주가에 거품이 낀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습니다.

사실 고평가 논란이 제기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1년이 지난 현재 테슬라의 시총은 도요타의 2배를 넘습니다. 올해 6월 말 기준 테슬라 시총은 약 683조원, 도요타 시총은 약 325조원입니다.

테슬라는 올해 약 60만대의 전기자동차를 판매할 것이며, 흑자도 낼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도요타와 비교하면 판매량과 수익규모를 따라잡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멀어보입니다.

카카오뱅크와 테슬라는 기술혁신을 주도하는 시장선도자라는 측면에서 유사성을 가집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카카오뱅크가 테슬라와 유사한 주가행보를 보일 것이라 장담하기는 어렵습니다.

새로운 형태의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기업을 기존의 잣대로 평가할 경우 잘못된 투자판단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을 우리는 인식할 필요가 있습니다. 카카오뱅크가 어떤 행보를 보일지 시장의 궁금증이 커져만 갑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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