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투자사들이 2억5000만달러(2877억원)를 들여 호주 희토류 광산 지분 20%를 인수키로 했다. 전기차 구동모터의 핵심 소재인 영구자석용 원료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1151억원을 투입해 국내에 영구자석 생산 공장도 짓기로 했다.

2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국내 사모펀드(PEF)인 에이스에쿼티파트너스, 카무르파트너스와 투자회사인 세리토스홀딩스 등은 최근 컨소시엄을 구성해 2억5000만달러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고 호주 광산 운영사 ASM(Australian Strategic Materials)의 지분 20%를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다.

호주 ASM은 광산 업체다. 희토류 등을 채굴해 가공해서 판매한다. 2019년 한국 지론텍의 청정 금속 공정기술에 투자하면서 한국과 인연이 닿았다. 이후 ASM은 지론텍을 인수해 한국 기업들과의 협업을 늘려나갔고, 이번엔 국내 PEF들과도 손잡기로 한 것이다.

컨소시엄 관계자는 “희토류 광산 지분을 인수하고 제조 공정까지 투자하기로 한 것은 전기차 등 첨단 산업 분야 소재의 수요가 앞으로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며 “원료 가공부터 완제품 판매까지 아우르는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겠다”고 설명했다.

희토류로 만드는 영구자석은 전기차용 배터리, 초소형 가전제품, 인공위성, 레이더, 반도체, 잠수함 등 다양한 제품에 들어간다. 하지만 그동안 소재 원료의 중국 의존도가 높아 안정적 공급망 확보가 과제로 지적됐다.

컨소시엄 관계자는 “반도체, 전기차 등을 생산하는 국내 대기업들과 영구자석 구입에 관한 논의를 시작했다”며 “첨단 산업 소재의 해외 의존도를 낮추는 데 일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컨소시엄은 첨단소재 사업에 진출하고 싶어 하는 국내 대기업을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시키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이번 투자는 오는 10월께 완료될 예정이다.

앞서 호주 석유기업인 우드사이드와 포스코가 탈탄소 협력 모델을 논의하는 등 한·호주 간 핵심 광물 분야 협력 대화는 활발해지고 있다.

민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