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제약사 시노백이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사진=연합뉴스
중국 제약사 시노백이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사진=연합뉴스
지나인제약이 최근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긴급승인을 받은 중국 시노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국내 생산을 추진한다. 동남아와 아프리카 등 개발 도상국 중심으로 공급을 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나인제약은 지난 23일 중국생물기술집단(CNBG)와 코로나19 백신의 연구개발, 생산, 등록 및 상업화를 위한 합의서를 체결했다고 24일 밝혔다. CNBG는 중국 국영제약사인 중국의약그룹의 자회사로 시노팜 백신을 개발했다.

시노팜백신은 바이러스를 사멸시켜 항원으로 체내에 주입하여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전통적인 방식의 불활화(Inactivated) 백신이다. 기존 인플루엔자(독감), A형 간염 백신 등에 사용되는 방식인 만큼 안전성도 뛰어나다. 이 백신의 예방효과는 79.34%, 항체 양성률은 99.52%다. CNBG 산하 베이징생물제품연구소에서 백신 생산을 하고 있다.

합의서 체결에 따라 지나인제약과 CNBG는 코로나19 백신의 연구개발, 생산, 판매 및 상업운영 등을 추진한다. CNBG가 백신 생산을 위한 지적재산권 및 특허와 노하우, 재료를 포함하는 기술 공유를 하고, 지나인제약은 백신의 등록, 긴급사용허가 및 국내외 판매를 맡는다.

지나인제약 관계자는 "CNBG로부터 원재료 및 기술을 이전받아 백신을 생산한 뒤 사용승인과 판매까지 할 계획이다"며 "7월 등록및상업화계약(RCA), 계약생산합의서(CMA) 체결할 예정으로, 백신 생산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나인제약은 시노팜 백신 생산을 위해 일양약품, 한국유니온제약, 한국백신과 컨소시엄을 구성한 상태다. 또 얀센 출신의 백신 전문가 등을 영입하고, 아주대학교 임상제약대학원과 함께 R&D(연구개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일양약품이 국내 항바이러스 및 인플루엔자 백신 생산 중인 만큼 시노팜 백신 생산이 바로 가능하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지난 5월 중국 대사관에서 일양약품 충북 음성 공장을 방문해 생산시설 관련 미팅을 갖기도 했다.

지나인제약은 시노팜 백신을 동남아, 남미, 아프라카 등 개발 도상국에 판매할 계획이다. 시노팜 백신은 일반 냉장 온도인 2~8도에서 장기간 보관이 가능하고, 생산단가도 저렴한 장점이 있다. 또 바이알(약병)에 온도 감지 스티커가 붙어 있어 적정온도보다 높은 환경에 노출되면 색이 변해 백신의 상태를 누구나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이 관계자는 "의료진이 부족하고, 백신 보관 인프라가 부족한 개발도상국에서 시노팜 백신의 수요가 높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일양약품의 판매 네트워크를 통해 글로벌 수출을 위한 영업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류은혁 한경닷컴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