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기업은 세계적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분야에서 가장 많은 진전을 이룬 선두그룹에 속합니다. 다만 여전히 많은 기업이 ESG 전략을 제대로 공개하지 않아 투자를 저해하는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9일 ‘코리아 인베스트먼트 페스티벌(KIF) 2021’에서 ‘ESG 시대 한국의 기회와 위협’을 주제로 강연한 에도아르도 가이 S&P 글로벌 ESG 벤치마크 담당 전무는 국내 대기업들의 ESG 전략에 후한 평가를 내렸다. 한국은 S&P 글로벌 ESG 지수 종합 점수가 70점에 달해 세계 평균인 50점대 중반을 크게 웃돈다. 유럽, 북미, 중남미,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주요국보다 높은 수준이다. 주변국 중 한국보다 S&P ESG 점수가 높은 국가는 대만뿐이다.

가이 전무는 “한국은 생태효율성·생물다양성·기후변화·디지털 부문 등에서 우수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면서도 ESG 전략의 투명성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가이 전무는 “글로벌 무대에서 활약하는 대기업은 ESG 전략 도입에 적극적이지만 여전히 많은 기업이 ESG에 관심이 없다”며 “영문으로 된 ESG 자료를 제공하지 않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외면받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글로벌 투자자들은 과거 주식 등에 적용했던 ESG 전략을 다양한 자산군으로 확대하고 있다”며 “한국 기업들이 ESG 기준을 맞추고 전략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지속가능한 기업에 투자하려는 이들을 사로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