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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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기관과 외국인의 매도에 하락 마감했다. 특히 오후 들어 외국인이 갑자기 선물 매도를 늘리면서 낙폭을 키웠다.

9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31.65포인트(0.97%) 하락한 3216.18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오전 대체로 약보합세를 보이던 코스피는 오후 1시30분께부터 갑자기 낙폭을 키웠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새로운 이슈가 발생했다기보다 선물·옵션 동시만기일을 앞두고 외국인 선물 수급에 따른 하락으로 추정된다”며 “외국인은 장중 한때 2000계약 가까이 순매수했으나 오후 들어 갑자기 매물을 내놓으면서 2500계약 넘게 순매도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외국인 선물 동향에 따라 극단적으로 변화하는 장세는 내일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코스피에서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4583억원 어치와 3245억원 어치의 주식을 팔았다. 개인이 홀로 7877억원어치의 주식을 샀지만 지수 하락을 막기는 역부족이었다. 프로그램 매매는 1849억원 매도 우위였다.

하락장 속에서도 항공주들의 상승세가 돋보였다. 간밤 미 국무부가 일부 국가의 여행제한 조치를 완화한 데 더해, 우리 정부도 백신 접종자들이 방역신뢰 국가로의 해외여행을 갈 수 있도록 ‘트래블 버블(여행안전권역)’ 설정을 추진한다는 방안을 발표한 영향이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3.98%), 제주항공(5.87%), 진에어(5.05%), 티웨이항공(19.24%), 한진칼(4.03%) 등이 하락장 속에서도 큰 폭으로 올랐다.

국제유가 상승 소식은 정유기업와 석유화학기업의 희비를 갈랐다. 간밤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된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일 대비 1.2% 오른 배럴당 70.05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WTI가 배럴당 70달러를 넘은 건 2년 8개월여만이다. 세계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에 가속도가 붙고 있어 올 여름부터는 원유 수요가 증가할 것이란 기대감이 고조된 결과다. 이에 따라 에쓰오일(S-Oil·2.48%)과 SK이노베이션(1.67%)은 상승했지만, LG화학(-0.74%)과 롯데케미칼(-0.73%)는 약세를 보였다.

이외 업종 별로는 대체로 하락세였다. 섬유·의복만 뚜렷한 강세가 나타났으며, 의약품, 철강·금속, 증권, 전기·전자, 은행, 금융업, 의료정밀, 운송장비 등의 낙폭이 컸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도 대체로 하락했다. 특히 SK하이닉스가 3.92% 빠졌다. 이외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 POSCO 등도 2%대 낙폭을 기록했다.

코스닥은 전일 대비 7.33포인트(0.74%) 내린 978.79로 마감됐다. 이 시장에서는 외국인이 1142억원 어치 주식을 팔았고, 개인과 기관은 각각 1008억원 어치와 148억원 어치를 샀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 중에서는 휴젤이 10% 넘게 올랐지만, 알테오젠,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엘앤에프 등은 하락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1.20원(0.11%) 오른 달러당 1115.40원에 마감됐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