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형 영화관 체인 AMC가 주주들에게 공짜 팝콘을 쏜다. 자사 주식을 매수한 개인투자자를 위한 일종의 주주 우대 전략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에서 사라져가던 주주 우대 전략이 다시 한 번 주목받고 있다.

2일(현지시간) AMC는 개인투자자를 위한 전용 포털을 개설해 특별 혜택을 주겠다고 밝혔다. 특별 상영관에 초청하거나 팝콘을 공짜로 먹을 수 있는 등의 특전이다. AMC는 밈주식(Meme stock·SNS를 중심으로 유행하는 주식) 광풍으로 주가가 급등했다. 이 덕분에 지난 1분기 역대 최대 규모의 유상증자에 성공, 재기를 노릴 수 있게 됐다. 미국에선 유상증자를 보통 현 시세대로 실시하기 때문에 주가가 오르면 모을 수 있는 자금이 더 많아진다. 이에 AMC가 개인투자자에게 주주 우대 혜택을 주기로 한 것이다.

과거 미국 증시에선 월트디즈니가 디즈니랜드 입장권을 할인해주거나, 맥도날드가 감자튀김 등을 무상 제공하는 등 주주 우대 혜택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미국은 개인들이 보통 펀드를 통해 주식에 투자하기 때문에 개인 주주 자체가 워낙 적었던 데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으면서 자연스레 주주 우대 전략의 명맥이 끊겼다. 여전히 주주 우대 전략을 펼치는 곳은 로열캐리비안크루즈(100주 이상 보유 주주에게 크루즈 승선 할인 제공) 정도다.

AMC가 주주 우대를 부활시켰지만 미국 증시 전반에 전파될 것이라고 보는 시각은 많지 않다. 개인투자자들은 툭 하면 주식을 파는 단기투자자가 많아 우대 필요성을 느끼는 기업이 적어서다. 주주 우대는 오랫동안 투자하며 기업의 성장을 함께하는 주주를 위한 것으로, 기업 입장에선 장기투자자가 늘어나면 주가 변동성을 예방하고 장기적인 성장을 바라볼 수 있어 도입하는 게 일반적이다.

주주 우대에 가장 적극적인 나라는 일본이다. 패밀리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스카이라크는 주주들에게 2000엔 할인쿠폰을 주고, 메이지홀딩스는 2000엔 상당의 과자팩을 선물한다. 일본 디즈니랜드는 디즈니랜드 1일권을 증정하기도 한다. 모두 100주 이상 보유한 주주에게 부여하는 혜택으로, 보유 주식 수가 많아지면 혜택이 더 늘어난다. 한국은 상법(이익공여의 금지)상 주주 우대 전략을 도입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