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티브 ETF 8개 출격…'수익률 잭팟' 터질까
‘한국판 ARKK(미국 ARK이노베이션의 ETF)’의 탄생일까. 자산운용사 네 곳이 지난달 25일 한꺼번에 8개의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를 출시했다. 액티브 ETF는 단순히 기초지수를 추종하는 데 그치지 않고 펀드매니저가 일부 종목을 골라 초과 수익을 추구하는 상품이다.

액티브 ETF는 해당 상품이 어떤 기초지수를 추종하는지, 또 어떤 종목을 추가로 담았는지를 눈여겨보는 게 중요하다. 기초지수와 편입 종목에 따라 비슷한 유형의 ETF라도 성과가 천차만별일 수 있다.

○상장 첫째 주 성적은 양호

지난달 25일 삼성자산운용·미래에셋자산운용·한국투자신탁운용·타임폴리오자산운용 등 자산운용사 네 곳이 출시한 액티브 ETF 8종목이 상장됐다. 기존에도 주식형 액티브 ETF가 3종 상장돼 있었으나 한날한시에 액티브 ETF가 여러 종목 상장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상장 첫째 주 성적은 그리 나쁘지 않다는 평이다. 8개 중 3개 종목을 제외한 ETF가 상장 첫날 시초가 대비 플러스 수익률을 내고 있다. 수익률 상위(지난달 25~28일) 종목을 보면 △KODEX K-신재생에너지액티브(1.83%) △KODEX K-미래차액티브(1.58%) △TIGER 퓨처모빌리티액티브(1.40%) △TIMEFOLIO Kstock액티브(0.70%) △네비게이터 친환경자동차밸류체인액티브(0.40%) 순으로 높았다.
액티브 ETF 8개 출격…'수익률 잭팟' 터질까

○기초지수·PDF 꼭 따져봐야

액티브 ETF 투자 시 눈여겨봐야 할 것은 기초지수와 편입 종목이다. 어떤 지수를 추종하고 펀드매니저가 추가로 담은 종목이 무엇이냐에 따라 액티브 ETF의 수익률이 달라질 수 있어서다.

액티브 ETF는 기초지수 움직임과 0.7 이상의 상관계수를 가져야 한다. 코스피지수가 1% 상승하고 이를 추종하는 ETF 역시 1% 오른다면 이는 상관계수가 1이란 뜻이다. 기초지수를 중심으로 움직이기에 어떤 지수를 추종하느냐가 중요하다.

이에 더해 각 ETF의 펀드매니저들이 어떤 종목을 추가로 담았는지도 지켜봐야 할 요소다.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 사이트에서 ETF 포트폴리오 디파짓 파일(PDF)을 확인하면 각 ETF가 어떤 종목을 얼마나 담고 있는지 알 수 있다. PDF는 매 거래일 공개된다.

예를 들어 같은 미래차 관련 액티브 ETF여도 KODEX K-미래차액티브(FnGuide K-미래차 지수 추종)와 TIGER 퓨처모빌리티 액티브(FnGuide 퓨처모빌리티 지수 추종)의 추종 지수가 다르다. 이에 근거해 KODEX K-미래차액티브는 △현대차(8.74%) △기아(8.57%) △SK이노베이션(8.30%) △현대모비스(5.41%) △LG전자(5.00%) 순으로 종목을 담고 있고, TIGER 퓨처모빌리티액티브는 △현대차(6.96%) △삼성SDI(5.31%) △LG화학(4.95%) △삼성전자(4.91%) △현대위아(4.70%) 순으로 종목을 담는 등 구성에 차이가 난다.

○공모펀드 대체할 수 있을까

증권가에선 액티브 ETF가 자리잡으면 공모펀드를 대체할 수 있는 상품이 될 수 있다고 본다. 한 펀드매니저는 “액티브 ETF는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등을 통해 직접 사고팔 수 있고 환매에 1~3일이 걸리는 일반 펀드와 달리 즉시 환매가 가능하다”며 “다양한 액티브 ETF가 상장되면 공모펀드 소외 현상이 더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다만 테마형에 지나치게 쏠려 있는 것은 흠이다. 액티브 ETF가 기존 액티브 펀드의 대체재가 될 수 있으려면 유행하는 테마에 너무 치중해선 안 된다는 지적이다. BBIG(배터리·바이오·인터넷·게임)이나 미래차 관련 산업이 더 이상 대세가 되지 않는 시대가 오면 관련 ETF는 사장될 수밖에 없어서다. 소부장(소재·부품·장비) 테마가 시간이 지난 뒤 열기가 식은 게 대표적 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액티브 ETF로 진짜 승부를 보려면 코스피200처럼 대표적인 지수를 두고 경쟁해야 의미가 있다”며 “한국에도 액티브 ETF가 다수 상장되는 건 투자자의 선택지가 많아진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일이지만 첫날은 개업 효과가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경쟁력 있는 성과를 보일 수 있을지, 투자자로부터 오래 선택받을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