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운용사 핌코가 코로나19 이후 신흥시장의 성장 잠재력에 주목하는 보고서를 지난 28일 발표했다.

핌코는 자사 블로그에 게재한 '코로나19 이후 신흥시장의 잠재적 성장 징후'라는 보고서를 통해 올 하반기 신흥시장의 경제 성장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한 국가들이 적지 않은 데다가 인구 통계적으로 질병에 덜 취약한 젊은층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핌코에 따르면 신흥시장은 평균적으로 65세 이상 고령자 비중이 7.4%에 불과하다. 선진시장의 경우 이 비중이 18.4%에 달한다. 핌코는 상상수 신흥국 젊은이들이 이미 코로나19에 걸려 항체를 갖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중남미국가의 경우 이 비중이 50% 이상인 것으로 추정된다. 핌코는 "젊은층이 많으면 백신 접종이 늦어지더라도 완충 작용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지역별 코로나19 면역률 달성 전망. 자료=핌코
지역별 코로나19 면역률 달성 전망. 자료=핌코
핌코는 중앙 유럽과 칠레의 경우 올 3분기 백신 접종률이 전체 인구의 60%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4분기에는 중국과 브라질, 멕시코, 한국, 말레이시아가 이를 달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터키, 남아프리카, 인도, 중남미 안데스 지역의 경우 내년 상반기까지 60% 문턱에 도달하지 못하더라도 이미 내성을 가진 젊은층이 많기 때문에 봉쇄조치를 완화할 수 있다고 했다. 자연 내성 추정치와 접종률 전망치를 종합하면 신흥시장 대부분은 올 4분기까지 70%의 면역률을 달성할 수 있다고 핌코는 관측했다.

올 하반기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신흥시장으로 막대한 외부 자금이 유입될 전망이다. 이미 신흥시장 경제의 핵심 원동력인 상품 가격이 크게 뛰었다. 미국의 실질 단기 금리는 최근 50년 이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신흥시장으로 향하는 자금 흐름이 빨라지고 있다고 핌코는 진단했다.

물론 모든 신흥시장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는 것은 아니다. 현재로서는 관광업이 가장 나중에 정상화될 분야로 여겨지고 있다. 관광업이 중심인 신흥시장에서도 회복 속도에 차이를 보일 것으로 핌코는 예상했다. 터키, 도미니카공화국, 중앙 유럽은 백신 접종 속도가 빠른 선진국들과 가깝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동남아시아의 경우 중국과 일본의 접종 속도가 느려서 관광업의 부활이 더딜 수 있다.

정리=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