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식품업체 1분기 실적이 줄줄이 뒷걸음질쳤다. 작년 1분기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집콕 특수’가 역기저효과로 돌아왔다. 곡물, 팜유 등 원재료 가격이 상승세인 데다 해상운임이 크게 오른 것도 실적에는 악재였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농심은 지난 18일 전날보다 1.18% 내린 29만2500원에 거래를 마치며 14일부터 3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삼양식품도 사흘 연속 내렸다. 오뚜기의 종가는 18일 1.47% 오른 55만3000원이었지만 3월 60만원 안팎이었던 걸 감안하면 약세 수준이다.

코로나19로 작년 상승했던 식품주 주가가 최근 힘을 못 쓰는 것은 1분기 실적이 역성장한 여파다.

농심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5.5% 줄어든 283억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7% 감소한 6344억원이었다. 작년 호황은 해가 바뀌자 부담으로 작용했다. 작년 1분기 농심은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라면 사재기 수요 등으로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01% 증가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냈다.

삼양식품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6% 줄어든 143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10% 감소한 1400억원이었다. 오뚜기는 1분기 매출이 671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4% 늘었지만 밀가루 등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2.26% 감소한 502억원에 그쳤다.

세계적으로 곡물 가격이 치솟고 있는 게 영업이익을 갉아먹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4월 세계식량가격지수는 전월보다 1.7% 상승한 120.9포인트를 기록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평균 30.8% 상승했다. 특히 곡물은 전년 동월 대비 26% 올랐다. 팜유 대두유 등 요리에 쓰이는 유지류는 99.5% 폭등했다.

식품업계 실적이 주춤하자 증권사들은 목표주가를 줄줄이 하향하고 있다. 대신증권은 올초 13만원으로 제시했던 삼양식품의 목표주가를 12만원으로 내렸다. 삼성증권은 34만원으로 제시했던 농심의 목표주가를 30만원으로 12% 하향 조정했다. 투자의견도 ‘buy(매수)’에서 ‘hold(중립)’로 내렸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