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위아 주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내연기관차 부품에 집중하던 회사가 전기차 핵심 부품 기업으로 전환될 것이라는 기대와 현대차의 미국 현지 전기차 생산 소식이 주가를 밀어올리고 있다.

현대차 "美 전기차 공장 신설 추진"…현대위아, 수주 기대로 상승 재시동
14일 현대위아는 2.02% 오른 8만1000원에 마감했다. 현대위아는 이달 들어 10거래일간 16.21% 상승했다. 주가 상승의 가장 큰 동력은 회사의 변신이다. 현대위아의 주력 제품은 과거 내연기관차에 들어가는 파워트레인 등 차량 부품과 공작기계였다. 매출의 90% 이상이 현대차·기아에서 발생했다. ‘차·화·정(자동차·화학·정유)’ 랠리 시절엔 좋은 실적을 냈지만 이후 현대차가 경쟁력을 조금씩 잃으면서 현대위아 실적도 내리막길을 걸었다.

반전의 계기는 전기차용 부품 개발에 성공한 것이다. 현대위아는 전기차용 열관리 모듈을 테슬라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기존엔 구동 부품과 배터리 냉각을 별도 장치가 담당했지만 이를 기능적으로 통합시켰다. 이 모듈은 현대차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E-GMP)에 탑재돼 2023년부터 양산에 들어간다. 업계에서는 2023년 현대위아가 열관리 시스템만으로 7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지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이 지난 13일 전기차 미국 현지 생산을 추진한다고 밝히면서 현대위아의 이 같은 업종 전환 매력이 더 크게 부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이 미국에 공장을 증설하면 적자 상태인 현대위아의 기계 부문 실적이 크게 개선될 수 있다는 분석도 주가를 밀어올렸다. 2016년 1조원 규모였던 현대위아 기계 부문 신규 수주 물량은 지난해 6100억원까지 하락한 상태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기계설비를 납품하는 회사기 때문에 현대위아 주가는 현대차·기아 증설 계획에 민감하게 움직인다”며 “미국 공장 증설에 따라 대규모 기계 수주가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가 주가를 받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이 추진 중인 무인운반차(AGV) 로봇 신사업에 대한 기대도 크다. 현대위아는 현대차와 함께 AGV를 공동 개발했다. 로봇 양산을 위한 주요 제품을 공급할 예정이다. 공장과 물류센터에서 활용할 로봇뿐 아니라 무인주차 서비스, 장기적으로는 ‘라스트 마일(최종 소비자에게 물품을 배달하는 마지막 과정)’이 가능한 로봇을 제작하겠다는 목표다.

기관이 현대위아 주식을 사들이며 주가를 밀어올렸다. 이달 기관 순매수는 약 650억원 규모다. 순매수 기준 상위 8위다. 김준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현대차 증설 설비 증가와 AGV 로봇 제작 참여를 통해 직접적인 수혜를 볼 종목”이라고 평가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