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4월 21일 오후 3시15분

2차전지용 동박 생산업체 일진머티리얼즈가 8000억원 투자를 유치했다. 이 자금을 바탕으로 유럽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마켓인사이트] 일진머티리얼즈, 8000억 유치 유럽에 동박 생산공장 짓는다
2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일진머티리얼즈는 국내 사모펀드(PEF) 스틱인베스트먼트로부터 8000억원가량의 자금을 유치하기로 했다. 말레이시아 자회사인 IMM테크놀로지를 통해 투자받는 방식이다.

일진머티리얼즈는 2019년 11월에도 스틱으로부터 6000억원을 투자받았다. 1년6개월에 걸쳐 1조4000억원의 실탄을 확보한 셈이다. 스틱이 일진머티리얼즈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것은 전기차 시장 성장성에 주목한 데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 1차로 투자한 6000억원은 IMM테크놀로지의 공장 증설에 쓰였다. IMM테크놀로지는 일진머티리얼즈가 2017년 지분 100%를 투자해 건립한 곳으로 아시아 생산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일진머티리얼즈의 국내 최대 생산시설인 전북 익산 공장(연간 1만6000t)보다 규모가 크다.

이번 투자금은 IMM테크놀로지의 유럽 생산라인 구축에 사용될 예정이다. 지역은 스웨덴의 대표적 배터리 기업인 노스볼트 공장 인근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진머티리얼즈는 지난 4일 노스볼트와 10년간 최소 4000억원 규모의 장기 공급 계약을 맺었다. 노스볼트는 유럽 내 대표 배터리 업체다. 폭스바겐이 배터리 내재화를 추진하면서 손잡은 회사도 노스볼트다.

유럽 공장 구축이 완료되면 연간 동박 생산량은 현재 3만t 수준에서 8만t 이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삼성SDI 45%, LG에너지솔루션 25%, 중국 CATL 10% 등으로 추정되는 일진머티리얼즈의 수요처도 유럽 업체들로 다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 지역에 성공적으로 안착한다면 일진머티리얼즈가 또 한 번 도약할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IMM테크놀로지 상장 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IMM테크놀로지는 지난해 말 한국투자증권과 신한금융투자를 상장 주관사로 내정하고 상장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 IB업계에서는 기업 가치가 조 단위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진머티리얼즈는 지난해 매출 5370억원, 영업이익 510억원을 기록했다. 2019년도에는 매출 5500억원, 영업이익 470억원이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